제124화
겉으론 싱글벙글, 속으론 욕이 절로 나오는 순간이었다. 지금 주아윤이 딱 그랬다.
두 사람이 ‘다정하게’ 밀어주는 상황에서 그녀의 얼굴에 걸려 있던 미소는 간신히 유지되고 있었다.
진서라를 팀에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 여자의 탐욕스러운 본성은 주아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다른 두 멘토가 이미 확실하게 입장을 밝혀버린 상황에서 자신마저 불합격을 외치면 진서라는 낙방이 확정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윤라희 혼자 낙방했다는 그림이 깨진다. 프로그램의 의도된 효과도 반감될 터였다.
게다가 진서라의 춤 실력도 나쁘지 않았다. 아예 주아윤의 춤을 골라 ‘충성심’을 표현하기까지 했는데, 그런 상황에서 선택하지 않으면 자칫 자신에게 의심이 쏟아질 수도 있었다.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
주아윤은 어금니를 꽉 깨물며 결국 눈앞의 빨간 버튼을 눌렀다.
불이 들어오고 진서라의 표정이 눈에 띄게 풀렸다.
‘휴, 다행이다. 이대로 떨어졌으면 분위기 완전 싸했을 텐데.’
진서라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동안, 주아윤의 기분은 바닥을 뚫고 내려가고 있었다.
그녀는 대충 몇 마디만 평하며 진서라를 내려보냈다.
다음 무대는 윤라희였다. MC가 윤라희의 무대 정보, 춤 제목을 공개하자 관객석이 술렁였다.
“다음 무대는 윤라희 씨의 물뱀춤입니다.”
순간 객석에 있던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뭐야, 윤라희가 주아윤의 춤을 추는 거야?”
“주아윤은 원래 윤라희 백댄서였잖아. 게다가 물뱀춤 뺏으려던 사람이 이제 와서 충성 시위하네? 자존심도 없나? 그래도 비위 잘 맞추네.”
그 반응에 주아윤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조금 전 진서라 때문에 망가졌던 기분이 조금은 회복되는 느낌이었다.
지미연과 장서혜도 서로 눈을 맞추며 미소를 나눴다.
관객 반응만 봐도 확신이 들었다.
‘이 장면을 편집 잘 하면 바로 화제성 대박이야.’
하지만 그 웃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무대 뒤에서 윤라희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 세 사람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푸른빛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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