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3화
서경민은 화난 기색이 전혀 없어 보였다.
이상했다. 하지만 예전에 윤라희와 서경민의 스캔들이 떠올라 다들 마음속으로 무언가 짐작하는 눈치였다.
“난 메이크업 아티스트 기다릴 거야.”
서경민은 스스로 핑계를 대며 계속 대기했다.
윤라희는 굳이 상관하지 않았다. 공기 취급하면 그만이었다. 비록 이 공기가 좀 지저분하긴 해도 어쩔 수 없었다.
그녀가 말하지 않자 서경민도 눈치껏 입을 다물었고, 다른 사람들은 그를 두려워 감히 소리 내지 못했다. 널찍한 대기실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오직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물건을 집어 들 때 나는 가벼운 부딪힘 소리만 흘렀다.
그 적막 속에서 갑자기 억눌린 낮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윤라희가 곁눈질로 보니, 서경민이 한 손으로 위를 감싸 쥐고 이마에는 잔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얼굴빛이 조금 창백해 꽤 괴로운 모습이었다.
윤라희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이 모습은 차도겸이 위병 도질 때와 똑같았다.
“왜 그러세요?”
이 바람둥이를 상대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윗사람이니 립 서비라도 해두면 나중에 요긴할 때가 있을지 몰랐다.
“괜찮아.”
서경민의 목소리는 조금 힘이 없었다.
“위병이 도진 것뿐이야. 비서한테 약 가져오라고 하면 돼.”
그는 그렇게 말하며 휴대폰을 꺼내 비서에게 문자를 보내려고 했다.
윤라희는 살짝 눈을 크게 떴다. 어쩌다 이렇게 위가 안 좋은 사람이 많은지 의아할 따름이었다.
차도겸의 위병은 집안 내력이라 그 집안 사람들은 병이 쉽게 생기는데, 서경민은 또 왜일까?
“대표님도 위가 안 좋으세요?”
“밥 제때 안 먹고 굶어서 위 상했어.”
“자업자득이죠.”
“...”
“...”
‘윤라희 씨, 남이 위병이라는데 동정도 안 하네. 심지어 고소해하기까지...’
윤라희는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애초에 자업자득 아닌가. 자기 몸을 스스로 아끼지 않아 병을 남기는 건, 결국 본인이 불러들인 일이었다.
차도겸은 위병이 매우 심해, 식사가 불규칙하면 죽을 만큼 아파했다. 그래서 그녀는 몸을 소홀히 여기는 사람을 특히 싫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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