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4화
등줄기에 식은땀이 맺히고 손발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안돼!’
절대로 서경민이 진실을 알게 둬서는 안 되었다.
하유선은 이미 서경민을 자신의 전용 호구로 사용 중이었다. 그런 사람을 다른 사람, 하물며 윤라희에게 뺏길 수는 없었다.
그녀의 분위기가 이상해졌다는 것을 눈치챈 서경민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그래, 유선아?”
하유선은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기운 없는 얼굴로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러자 서경민은 곧장 긴장한 듯 물었다.
“왜 그래? 어디 아파?”
사실 서경민은 어린 시절의 일을 많이 잊어버린 상태였다. 이상하게 하유선과 함께 시간을 보낼수록 그 기억은 더 빨리 사라져 갔다.
어딘가 이상하다는 기분에 어릴 적의 그 감정을 도저히 되찾을 수가 없었다.
만약 하유선이 과거 이야기를 그렇게 정확하게 얘기해주지 않았다면, 게다가 같은 모양의 몽고반점이 없었다면 서경민도 자신이 잘못 생각했을 거라고 의심했을 것이다.
하지만 익숙한 차를 다시 마시자 잊고 있던 추억이 다시 살아나며 옛 감각이 돌아왔다. 하유선의 몸이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자, 서경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어린 소녀가 독사에게 물려 힘없이 자신의 품에 기대어 괴로워하던 모습이 겹쳐 보였다. 그때 느끼던 안타까움이 다시 생생하게 떠올랐다.
“괜찮아요. 그냥 좀 추운 것 같아서 그래요.”
하유선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서경민은 서둘러 외투를 들고 와, 정성스러운 손길로 하유선의 어깨에 걸쳐주고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곁으로 가 앉았다.
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며 미소를 주고받았다. 서경민의 얼굴은 그토록 부드럽고 다정했다.
드디어 하유선이 원하던 서경민의 익숙한 눈빛이 그녀를 향했다. 조금 전까지 온몸을 옥좨오던 불안감이 조금은 느슨해졌다. 이게 바로 자신이 바라는 서경민의 표정과 눈빛이어야 했다.
하지만 서경민의 다정함은 윤라희의 차가 다시 불러일으킨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이라는 사실을, 하유선을 잘 모르고 있었다. 그는 하유선을 기억 속의 소녀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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