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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윤라희는 잠시 부러웠지만 이내 희미한 상실감이 밀려왔다. 제국 대학의 학생이라니, 만약 2년 전 그 사건이 없었다면 지금쯤 윤라희도 제국 대학의 캠퍼스를 걷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 번의 음모로 윤라희는 명예를 잃고 가정은 무너졌으며 대학입시마저 놓쳐 결국 제국 대학과도 인연이 끊겼다. 다른 이들이 생기 넘치는 얼굴로 대학을 누비고 있을 때 윤라희는 모든 걸 혼자 힘으로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 ‘하.’ “미희 실력 괜찮지. 너만큼은 아니어도 또래 중엔 손에 꼽혀.” 귓가에 들려오는 서범준의 말에 윤라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괜찮은 편이에요.” 기술은 숙련됐고 감정 표현도 풍부했다. 아직 스물두 살에 불과한 유미희의 실력은 충분히 뛰어났다. 두 사람이 안의 분위기를 살피고 있을 때 연습 중이던 단원들도 그들을 발견했다. 서범준이 오늘 직접 방문했다는 사실에 모두가 놀라움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서범준은 민족악기계의 최정상에 서 있는 존재이다. 민족악단에 오래 몸담고 서범준을 스승이라 부르는 이들도 정작 얼굴을 마주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런데 그 스승의 옆에 윤라희가 함께 서 있는 모습을 보자 단원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미묘해졌다. 윤라희의 외모는 그야말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고 어디에 있든 이목을 끄는 얼굴이었다. 이들은 악기를 배우며 연예계와도 어느 정도 연이 닿아 있고 장차 그쪽으로 진출하길 꿈꾸는 사람도 있어 연예계 소식에 민감했다. 연예계에서 워낙 유명한 윤라희. 그 이름을 모를 리 없었다. 윤라희에 대한 온갖 구설과 나쁜 평판을 떠올리며 속으로 경멸의 시선을 보냈지만 모두 민악 선발전을 지켜본 바 있었고 윤라희가 바로 거문고 군자이며 서범준과 각별한 관계라는 것도 알고 있었기에 겉으론 내색하지 못하고 그저 작게 속삭일 뿐이었다. “저 사람이 윤라희야? 실물은 화면보다 더 예쁜데 인성은 진짜 별로래.” “여긴 민족악기 본부야. 이런 순수한 공간에 저런 여자가 올 자격이 있나? 분위기만 망치지.” “미희 진짜 불쌍해. 저런 사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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