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장 대가가 수염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이게 바로 ‘인연결’의 무서움이네. 억지로 이혼을 밀어붙이면 서로에게 끝없는 말썽만 불러오지. 인연이 한 번 묶이면 한쪽이 평화로우면 함께 평화롭고, 한쪽이 다치면 같이 다친다네.”
장 대가는 의미심장하게 강인아를 바라보았다.
“같은 길을 걷는 사람이면 이 안팎의 이해관계를 알 터.”
이 바닥에서 오래 굴러온 장 대가는 강인아가 범상치 않다는 걸 단번에 알아봤다. 다만 그녀의 도력은 너무 깊숙이 숨겨져 있어서 가늠되지 않았다.
강인아도 ‘인연결’ 이야기는 들어 봤다. 다만, 그 ‘늙은이’가 자기에게 이런 수를 걸어 놓았을 줄은 몰랐다.
백세헌이 물었다.
“풀 방법이 있습니까?”
장 대가의 미소가 더 깊어졌다.
“혈맥의 연속이 자네 둘에게 전환을 가져다줄지도 모르지.”
‘혈맥의 연속? 설마 아이를 낳으라는 뜻인가?’
“...”
백세헌도, 강인아도, 구경하던 한서준도 침묵에 잠겼다.
장 대가가 떠난 뒤, 방 안은 다시 고요해졌다.
백세헌이 침묵을 깨고 강인아에게 물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강인아가 펜을 돌리던 손을 멈췄다.
“확실히 하나, 그나마 방법이라고 할 만한 게 있어요.”
“말해봐.”
“밤에 제가 밤새 한숨도 안 잤더니, 다음 날에는 그 괴한 일이 안 일어났어요. 그러니까 우리 둘이 동시에 잠들지만 않으면 서로 안 부딪히고 지낼 수 있어요.”
한서준은 입에 봉인 테이프를 붙이는 시늉을 했다.
“듣기에는 말이 되는데 그럼 누군가는 낮밤이 완전히 뒤바뀌겠네.”
강인아가 백세헌을 보았다.
“회장님이 조금 희생하실래요?”
백세헌이 헛웃음을 터뜨렸다.
“내 아버지가 네 아버지한테 빚을 졌다 쳐도 다른 방식으로 갚으면 되지, 내 결혼을 걸 필요는 없지. 게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도 내 의견은 안 물었잖아.”
강인아도 이번 일에서 백세헌이 억울하게 휘말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그녀는 어린 시절 그 ‘늙은이’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녀의 팔자가 기이하여 평생 화가 많으니, 특수한 팔자를 지닌 이와 혼인해야만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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