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루시퍼가 살인자에게 목 졸려 죽는 장면은 오랜 시간 동안 백세헌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고 그의 마음속 트라우마가 되었다.
복수심에 불타던 백세헌은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예전에 자신을 해친 사람들을 한꺼번에 처단했다.
백씨 가문의 장남은 아버지 곁에서 갓난아이처럼 보호받던 막내가 이렇게 잔혹한 면모를 지닐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아내는 떠났고 세 아들은 각각 다른 운명을 맞았다.
장남은 행방불명, 둘째는 사망, 셋째는 식물인간이 되었다.
한때 백씨 가문의 가장 유력한 가주 후보였던 장남은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기에 가문의 규율에 따라 아킬레스건이 잘려 지금은 불구가 되었다.
이 모든 것이 백세헌의 은밀한 소행이었다는 것을 아무도 몰랐다. 결국 그때의 백세헌은 열일곱 살이 채 되지 않은 나약한 소년이었으니까.
일단 손에 피를 묻히면 다시 깨끗하게 씻어내기란 매우 어려웠다.
백세헌은 수많은 밤 동안 똑같은 꿈을 꾸었다.
그는 원수들에 의해 절벽 끝으로 몰렸고 뒤에는 끝없는 심연이 있었다.
그리고 그를 몰아붙이는 자들은 바로 혈연으로 얽힌 형과 누나였다.
매번 꿈은 그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놀라 깨어나는 것으로 끝이 났다.
가주 자리에 오른 후, 그 꿈은 더 이상 꾸지 않는 듯했다.
그랬던 그 꿈을 다시 꾸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혼란스러운 장면 속에서 백세헌은 벼랑 끝으로 몰렸다.
형과 누나들은 모두 그가 죽기를 바랐다. 오직 백세헌이 죽어야만 그 소위 ‘친척’들이 그의 살과 피를 나눠 가질 수 있었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을 때 백세헌은 몸을 뒤로 젖혔다.
그는 추락과 함께 밀려올 절망을 그저 고요히 받아들였다.
그때 갑자기 힘센 팔 하나가 그를 심연에서 끌어당겼다.
주위가 너무 어두워 그를 구해준 사람이 대체 누구인지 볼 수 없었다.
단지 그 사람이 귓가에 속삭이는 소리만 들렸다.
“당신은 죽지 않을 거야!”
백세헌은 번쩍 눈을 떴고 그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강인아의 얼굴이었다.
강인아는 고개를 숙여 그를 바라보았다.
“괜찮아요?”
순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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