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화
“심 대표님, 안녕하세요.”
“심 대표님.”
촬영장 안에 인사 소리가 잇따라 울려 퍼졌다.
고개를 돌린 고지수의 눈에도 문가에 서 있는 심동하가 보였다.
아마도 진행 상황을 보러 온 듯, 그의 시선이 은근하지만 묵직한 압박감을 주며 현장을 훑었다.
마지막은 고지수에게서 멈췄다.
겉으로는 차분했으나 실상은 주먹을 하도 꽉 쥐어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였다.
고지수와 노민준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묘하게 잘 어울린다는 인상을 주었다.
문득 과거,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은 노민준이라 장담하며 고지수가 보냈던 메시지가 떠올랐다.
술에 취해 그의 품에 기대면서도 입 밖으로 부른 이름 역시 노민준이었다.
심동하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노민준이 이번 프로젝트팀에 끼어들도록 방치한 걸 뼈저리게 후회했다.
그 덕에 고지수와 함께 있을 기회를 주게 되었으니 말이다.
심동하는 고지수의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진행은 잘 되고 있어요?”
“네, 생각보다 순조로워요. 이 고양이들도 꽤 얌전하고 모델도 숙련돼서 촬영하기 편하네요.”
“그래요.”
그의 시선이 모니터로 향하자 고지수는 재빨리 비켜섰다.
심동하는 자연스레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고지수와 노민준을 갈라놓았다.
그러자 노민준의 표정이 굳어졌다.
“대표님께서 이렇게 직접 현장을 보러 오실 줄은 몰랐네요.”
심동하는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잘 찍었네요.”
이는 분명히 고지수에게 한 말이었다.
“이 몇 장은 괜찮군요.”
고지수의 마음은 살짝 기뻤다.
“그렇죠?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전체적으로 호흡이 잘 맞아서 사람도 고양이도 다 자연스럽게 어울리더라고요.”
“네.”
옆에서 노민준은 몰래 주먹을 움켜쥐었다.
심동하는 힘없이 늘어진 고양이들을 보고 물었다.
“먹을 건 안 줬나요? 준비 안 했어요?”
“있습니다!”
곧 누군가 상자를 안고 달려왔다.
“캔, 사료, 작은 멸치, 염소젖 간식 다 준비해뒀습니다.”
고지수는 놀랐다.
“이렇게 많이요?”
“고양이마다 입맛이 다 달라서요. 혹시 남으면 제가 집에 갖고 가 저희 고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