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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휴식실에 들어서자 권예준은 담배를 핑계로 심동하를 흡연실로 불러냈다. “너 지수 씨랑 대체 무슨 상황이야?” 그는 조금 전 자신의 말을 끊었던 심동하의 말투를 떠올리더니 아무리 생각해도 심상치 않아 보였다. “지금은 내가 좋아한다는 사실을 지수 씨가 알면 안 돼.” 권예준의 머릿속에는 온통 물음표만 가득 차 있었다. “난 정말 이해를 못 하겠어. 결혼까지 앞두고 있으면서 왜 아직도 마을을 닫고 있는 건데? 이러다가 지수 씨가 오해하고 네 마음에 다른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면 어떡하려고? 너도 노민준 그 자식처럼 되고 싶어서 이러는 거야?” “그 사람하고는 상황이 달라, 더는 묻지 마.” 권예준은 투덜대며 말했다. “너무 자신만만한 것 아니야? 다르다고? 한번 삐끗하면 똑같은 꼴이 될 텐데?” 심동하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참으며 냉정한 눈빛으로 권예준을 흘겨보았다. 권예준은 그의 시선에 압도당한 듯 조용히 구석진 자리로 옮겨 담배에 불을 붙였다. 흡연실을 향해 걸어가던 심동하는 한 종업원이 고지수 앞으로 다가가 허리를 굽혀 무언가 속삭이듯 말하자 고지수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응답하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노철수가 휴식실에 나타났다. “지수야, 오랜만이야. 왜 혼자 여기 있어? 심 대표는?” 고지수는 냉정하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담배 피우러 나갔어요.” 노철수는 그녀의 냉담한 태도에 다소 당황했지만 별다른 말 없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는 고지수의 옆자리 소파에 느닷없이 앉더니 가식적인 어조로 안부를 묻기 시작했다. “그동안 잘 지냈어?” “아저씨, 옛날이야기나 하려고 오신 거라면 사양할게요.” 고지수의 날카로운 태도에 노철수는 순간적으로 놀라 당황하는 기색이 얼굴에 스쳤지만 이내 표정을 다잡고 진정성 있는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지수야, 집사람이 너한테 한 일에 대해 정말 미안하게 생각해. 회사가 늘 바쁘다 보니 직접 사과할 시간이 없었어.” 노철수를 향한 고지수의 시선은 차갑게 얼어붙었고 그녀의 냉소와 함께 흘러나온 말에는 날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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