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2화
심민지는 전화를 끊기 전까지도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참, 그 사람은 말 한마디마다 계산이 서 있네. 넌 이제 완전히 빠지겠다.”
고지수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지만 속으로는 묘하게 간질거렸다.
심민지의 농담이 꼭 농담만은 아닌 듯했다. 심동하, 그 사람은 정말 단순하지 않았다.
예전에도 그런 기운을 느꼈지만 오늘 밤 그 눈빛이 확실히 보여줬다.
문득 예전에 심민지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심동하, 너 좋아하는 거 맞아.’
이제 와 생각하면 그 말이 틀리지 않았는지도 몰랐다.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입으로는 부정했지만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 그 작은 떨림을 심민지가 놓칠 리 없었다.
“뭐야, 목소리 왜 그래? 내가 맞췄구나?”
장난스럽게 말을 이어가려던 순간, 누군가 큰 소리로 불렀다.
“심민지 씨! 이제 들어가요!”
목소리가 워낙 커서 고지수 쪽에서도 들릴 정도였다.
“네, 금방 가요!”
순식간에 일 모드로 바뀐 심민지는 환하게 대답한 뒤 작게 투덜거렸다.
“아휴, 이 행사 언제 끝나려나. 지수야, 나 끊을게. 새해 복 많이 받아!”
전화를 끊은 심민지는 조명이 비치는 복도를 빠르게 걸었다.
그런데 문득 발걸음이 멈췄다. 문가에 서 있던 한 남자와 눈이 마주친 것이다.
“뭐야, 저 인간이 왜 여기 있어?”
심민지는 낮게 욕을 삼켰다. 명절날 이런 곳에서 노민준을 마주치게 될 줄이야.
“진짜 재수 없네.”
그녀는 얼굴을 돌리고 재빨리 연회장 안으로 들어갔다.
한편 노민준의 아버지, 노철수는 이미 앞서 걷고 있었고 뒤따르던 아들이 멈춰 선 걸 보고 되물었다.
“뭐해?”
“심민지를 봤어요.”
“심민지?”
노철수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수 친구, 그 연예인?”
“네.”
“명절에도 일하러 다니네. 연예계란 참 복잡해.”
노민준은 짧게 고개를 저었다.
“민지는 그런 사람 아니에요.”
심민지는 애초에 집안이 든든했으니 웬만한 사람들은 감히 그런 추잡한 유혹이나 부당한 거래로 그녀를 건드리지도 못했다.
노철수는 노민준의 말을 흘려듣고 몇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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