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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고지수는 심동하를 떠올린 그 순간 마음속을 스쳐 간 감정이 정확히 뭐였는지 본인도 알 수 없었다. 결혼도 해봤고, 이혼도 했고, 아이까지 있지만 고지수는 여전히 사랑이라는 감정에 서툴렀다. 고지수가 아는 사랑의 전부는 노민준이었고 사랑을 느낀 순간의 기억은 오롯이 혼자의 몫이었다. 학생 시절 고지수는 노민준을 쫓아다녔다. 직접 만든 도시락을 건네고, 수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운동장에서 노민준이 공을 찰 때마다 가장 크게 응원했다. 고지수가 노민준을 위해 했던 일은 헤아릴 수 없었지만 노민준이 고지수를 위해 해준 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지금 퇴근길에 누군가 고지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남자의 품에는 붉은 장미꽃 한 다발이 안겨 있었다. 고지수는 순간 마음이 덜컥하면서 심동하와의 관계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걸 실감했다. 이제 두 사람은 익숙한 선을 넘어 새로운 관계로 들어선 것이다. 그 변화가 아직 낯설어 고지수는 마음 한쪽이 묘하게 불안했다. “꽃은 왜 산 거예요?” “지나가다 봤는데 너무 예쁘게 피어 있길래 지수 씨 생각이 났어요.” 심동하가 내민 꽃을 받아 드는 순간 장미 향기와 함께 그 특유의 차분한 향이 섞여 고지수를 온통 감쌌다. 고지수는 잠시 지금 꽃은 안고 있는 게 아니라 심동하의 품에 안겨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이 들었다. “마음에 들어요?” 고지수는 장미 꽃잎을 살짝 손끝으로 매만졌다. 평소 꽃에 별 관심이 없던 고지수였지만 이 순간만큼은 그 어떤 이유로도 거절할 수 없었다. “마음에 들어요.”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네요.” 심동하는 차 문을 열어주며 물었다. “저녁에는 뭐 먹을까요?” “집에 가서 먹는 거 아니었어요?” “지수 씨가 정해요.” 고지수는 꽃을 품에 안은 채 조수석에 올랐다. “근데 집에서 먹으면 누가 요리해요? 동하 씨가 해요? 아니면 제가 해요?” “우리 도우미 아주머니가 있잖아요.” 고지수는 웃었다. “동하 씨가 직접 요리하겠다고 할 줄 알았는데.” “지수 씨가 옆에서 같이 도와준다면야 기꺼이 하죠.” “제가 안 도와주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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