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화
노민준은 명안 회사 빌딩을 나와 간단한 선물을 산 뒤, 곧장 장 대표를 찾아가 사과했다.
장 대표는 심동하의 체면을 봐서 직접 찾아온 노민준을 받아줬지만 그렇다고 해서 노민준이 장 대표 본인이 기획한 술자리에서 주먹질을 벌이고 행사를 박살 낸 걸 개의치 않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장 대표의 태도는 딱히 좋지 않았다.
장 대표는 화내는 대신 씽긋 웃으며 노민준에게 독한 술을 잔뜩 강요했다.
노민준은 애초에 잘못한 입장이니 쓴웃음만 계속 지으며 술을 마셨고 웃는 얼굴을 유지하느라 얼굴의 상처가 다시 찢어질 정도였다.
노민준은 속이 불타는 듯한 술을 들이켜면서도 감히 한 마디 항변도 못 하고 얌전히 견디기만 했다.
몇 시간을 장 대표에게 붙잡혀 있다가 겨우 빠져나온 노민준은 술기운에 비틀거렸고 눈앞에 보이는 가로등이 줄줄이 떠 있는 달처럼 보였다.
노민준은 고개를 들어 한참을 올려다보다가 문득 양문빈의 상황이 떠올랐다.
양문빈이 자초지종을 제대로 말했다면 고지수가 그걸 제대로 받아들였을지 궁금했다.
그래서 노민준은 이내 양문빈에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답장이 없자 결국 전화를 걸었다.
양문빈은 발신자명을 보자 피할 수 없음을 직감하고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받으며 듣기 좋은 말부터 골라 뱉었다.
“형, 저는 사실 그대로 다 말했어요. 근데 형수님이 그냥 기분이 안 좋으신 것 같더라고요. 조금만 기다리면 괜찮아질 거예요. 형수님이 형을 많이 사랑했잖아요. 이런 사소한 일로 인연을 끊을 분이 아니에요.”
예전 같았으면 노민준도 그렇게 믿고 마음 편히 넘어갔을 거였지만 지금 고지수의 결연한 이혼 의지는 그 환상을 산산조각 냈다.
노민준은 고지수가 자신을 정말 사랑한 게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진짜 노민준을 사랑한다면 이렇게 오래 끌 수 없었고 애까지 두고 집에서 나갈 정도로 냉정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고지수는 더 이상 노민준을 사랑하는 것 같지 않았다.
노민준은 코웃음을 치며 전화를 끊었고 이내 대리기사를 불러 차를 몰고 집으로 돌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