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화
이 말은 진짜 이상했다.
부하 직원의 사생활을 걱정하거나 업무에 영향 준다는 핑계로는 넘어갈 수 없는 질문이었다.
“노민준 씨가 이런 사람일 줄은 몰랐네요.”
심동하의 말에 노민준은 목이 턱 막혔다.
알고 보니 상사가 자기에게 실망한 거였다.
“제가 업무를 잘 처리하겠습니다.”
심동하는 옆에 있던 서류봉투 하나를 들어 노민준 발치에 툭 던졌다.
“이건 노민준 씨가 처리해요. 오늘 안으로 끝내요.”
노민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이 상황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하지만 방금 에스 프로젝트까지 넘겼다는 사실로 이미 심동하에게 신뢰를 잃은 판국이었다.
지금 이 업무까지 거절하면 그다음에 날아오는 건 사직서일 게 뻔했다.
노민준은 서류봉투를 주워 빠르게 열어봤다.
대충 훑어보니 오늘 중으로 끝낼 자신이 있는 업무였다.
고지수의 일정상 여기서 사흘은 머무를 예정이니 문제없을 것이다.
“네, 심 대표님.”
노민준은 봉투를 챙기고 문 쪽으로 향했다.
문손잡이를 잡고 열려던 찰나, 노민준은 뭔가 생각난 듯 멈춰 섰고 고개를 돌려 심동하를 봤다.
“심 대표님, 저... 아무래도 아내를 사랑하는 것 같아요. 그동안은 제가 제 마음을 잘 몰랐던 거였어요.”
노민준은 씁쓸하지만 뭔가 인정한 듯한 달콤함이 담긴 미소를 지었다.
지금 이 순간, 노민준은 본인만 알고 있는 고지수와의 추억 속으로 빠져든 것 같았다.
“어쩌면 제가 저도 몰래 오랫동안 아내를 사랑하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그 말을 마치고 노민준은 문을 닫았다.
스위트룸에는 심동하 혼자만 남았다.
심동하는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거대한 창 앞에 서 있었다.
새까만 뒷모습은 냉기라도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펑!
손에 들고 있던 와인잔이 바닥에 부딪치며 박살 났다.
요란하게 깨지는 소리가 지나가자 방 안에는 죽은 듯한 정적만 흘렀다.
...
송서아는 살면서 이렇게 황홀한 온천은 처음 경험하는 것 같았다.
온천도 온천이지만 심지어 예쁜 사장의 완벽한 몸매까지 구경이 가능한 천국 같은 상황이었다.
이걸 소문이라도 내면 세상 남자들이 부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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