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화
순간 현장 공기가 얼어붙었다.
현장에 있던 거의 모든 사람의 얼굴에 어색한 표정이 떠올랐다.
그때, 촬영팀 팀장이 가볍게 웃으면서 손뼉을 쳤다.
“일도 안 끝났는데 벌써 회식 타령이에요? 그러다 월급 깎일 수도 있어요.”
다른 사람들도 바로 그 분위기를 따라 다시 작업에 집중했다.
촬영이 끝났을 땐 이미 깊은 밤이었고 날씨도 꽤 쌀쌀해졌다.
그때 심동윤이 어디선가 군고구마 세 봉지를 들고 나타났다.
“헐, 언제 사왔어? 나 분명 주위에 파는 걸 본 적이 없는데? 사장님, 군고구마 좋아해요? 안 좋아하시면 그 제일 큰 거 제게 주세요...”
송서아는 눈을 번쩍이며 가장 큰 군고구마를 향해 손을 쭉 뻗었다.
하지만 심동윤은 주저 없이 가장 작은 걸 송서아의 손에 쥐여주고는 철벽처럼 굳게 서서 송서아와 고지수 사이를 가로막았다.
그러고는 가장 큰 군고구마를 고지수에게 건넸다.
“내가 산 거니까 내 마음대로 나눌 거야.”
송서아는 심동윤의 고집에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고지수는 피식 웃으며 한 입 먹어봤다.
군고구마는 꽤 달달했지만 숟가락이 없어 먹기가 좀 불편했다.
“사장님, 얼굴에 묻었어요.”
심동윤이 고지수의 얼굴을 가리켰다.
고지수가 손등으로 닦아봤지만 잘 안 닦이자 심동윤은 휴지를 쥔 손을 잠깐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고도 긴장한 손길로 직접 고지수의 얼굴을 닦아줬다.
얇은 티슈 너머로 전해지는 그 부드럽고 섬세한 감촉에 심동윤은 숨이 멎는 것 같았고 심호흡을 한번 하고 더듬지 않고 겨우 말을 꺼냈다.
“다 닦았어요.”
“고마워.”
고지수는 심동윤의 손에서 티슈를 받아 들고 물었다.
“더 있어? 나절로 할게.”
심동윤은 입꼬리를 꾹 눌러 웃음을 감췄고 살짝 귀가 붉어졌다.
“없어요.”
송서아는 작은 고구마를 들고 뒤따르면서 심동윤과 고지수 사이를 이리저리 눈알을 굴려 가며 관찰했다.
그러다 심동윤의 빨개진 귀를 보고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뜨릴 뻔했다.
“어머, 심동윤, 귀가 왜 이렇게 빨개?”
심동윤이 사나운 눈빛으로 송서아를 쏘아보자 송서아는 눈썹을 추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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