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화
구영자는 연예계 이야기를 하다가 자신이 빠져 있는 소설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구영자는 계단 쪽에서 소리가 들리자 그제야 말을 멈추고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손자인 하준혁인 것을 확인하고는 즉시 고개를 돌려 다시 화면을 보았다.
할머니와 손주 사이에 모순이 생긴 모양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무시하며 냉전이 한창이었다.
여수민은 슬쩍 하준혁을 쳐다보았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셔츠 소매 단추를 채우면서 이쪽으로 시선을 주지 않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
여수민은 하준혁이 분명 또 화가 났으리라고 짐작했다.
아무래도 요트 위에서 그녀가 그의 체면을 너무 세워주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여수민의 마음은 무거웠다. 굳게 지켜오던 신념과 원칙은 양부모의 말 한마디에 이미 금이 가기 시작했다. 아마 마지막 한 방만 더 맞으면 완전히 부서져 버릴지도 모른다.
하필이면 이런 때에 하준혁은 또 화가 난 듯 여수민을 무시했다.
여수민은 어찌해야 할지 몰라 일단 이 모든 것들을 그녀의 마음속 장부에 적어두기로 했다.
하준혁이 천천히 갚아나가도록 허락해준다면 그녀는 평생 열심히 일해서 갚아나갈 것이다. 만약 그가 거절한다 해도 여수민에게는 더는 거부할 염치조차 없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여수민은 조용히 고개를 떨구었다.
하준혁은 그녀의 정수리를 한 번 흘끗 보고는 아무 말 없이 문을 나섰다.
정원에서 엔진 소리가 들려왔고 소리는 점차 멀어졌다.
구영자는 화가 나서 콧방귀를 뀌었다. 곧이어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 건방진 녀석이 감히 나한테 인상을 써? 내가 없었으면 걔 아빠가 없었을 거고 걔도 없었을 텐데! 정말 혼 좀 나야 해!”
여수민은 의아하다는 듯이 눈을 깜박였다.
[할머니, 준혁 씨랑 무슨 일 있으셨어요? 준혁 씨가 할머니를 화나게 했나요?]
구영자는 그날 일만 생각하면 화가 났다. 그날 아침, 구영자가 거실에서 드라마 [여름 연가]를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하준혁이 들어와서 옆에 앉아 잠시 같이 보더라는 것이다.
소꿉친구였던 남녀 주인공이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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