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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언제부터였는지 심성은도 옆에 와 서 있었다. 그녀도 부드럽게 거들었다. “오빠 말이 맞아요.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는 말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모도 좀 조심하세요. 괜히 속으면 안 돼요.” “수민이는 그런 애 아니야.” 김미숙은 마음에 두지 않았다. “사람 마음이란 건 얼굴 보고 알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저희 엄마도 예전에 몇몇 학생들 도와줬었는데 처음엔 다들 멀쩡했어요. 근데 나중에 공부랑 상관없는 것 좀 안 사주니까 바로 돌변하더라고요. 당연하다는 표정이 참 정 떨어졌죠.” 김미숙은 허혜화에게서도 비슷한 이야기들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런 집안에서는 개인 후원도, 그룹 차원의 육성도 결국 거르기 위한 과정이었다. 마음가짐이 아직 덜 잡힌 아이들도 많으니 너무 마음 쓰지 말라고 했었다. 하지만 여수민은 달랐다. 김미숙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내가 처음 수민이를 봤을 때 그 애는 연경대 학생처에서 자기가 남들하고 다를 바 없다는 걸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었어. 그 기운이 참 마음에 들었지. 그리고 그림을 다시 봤을 때는 더더욱 영민한 느낌이 있었어. 같은 주제라도 수민이 그림은 살아 있는 것 같아. 막 자라나려는 힘이 느껴지지. 너희도 다 그림 배웠으니 알 거야.” 첫눈에 오는 충격을 말이다. 심성은은 속으로 이를 악물었지만 티 내지 않았다. “이모 안목이 틀릴 리 없죠. 저도 수민 씨 좋아해요. 동갑인데 그림은 제가 따라갈 수가 없어요.” “전공이 다르니까 그렇지. 넌 경영 쪽이 훨씬 잘 맞아. 예술보다는 그쪽 길이 네 체질이야.” 심성은은 입꼬리만 올리고는 말을 잇지 않았다. 하준혁은 내내 대수롭지 않게 듣고만 있었는데 시선은 저 멀리서 뛰어다니는 여수민의 뒷모습에 고정돼 있었다. 전시가 끝나자 여수민은 정말 작은 새처럼 김미숙에게 날아와 안겼고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햇빛처럼 환한 미소, 깊게 패인 두 개의 보조개, 말도 안 되게 예쁜 눈. 하준혁은 혀끝으로 이를 가볍게 밀었다. 알싸한 감각이 아래로 스르륵 번져갔다. 기쁨에 홍조가 오른 여수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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