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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남민우는 당황스러웠다. 진서하가 집요하게 달라붙어 스스로 그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벨 소리를 설정했다고 설명하고 싶었지만 하준혁이 보는 앞에서 여수민에게 변명하기는 곤란한 상황이었다. 진서하는 항상 모든 수단을 동원해 목적을 이루곤 했다. 벨 소리를 설정한 후 남민우는 이 사실을 잊은 채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하준혁이 보는 앞에서 여수민에게 그 사실이 들키고 말았다. 남민우는 생전 처음으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공포감에 식은땀을 흘렸다. 한편 하준혁은 눈을 내리깐 채 담담한 표정으로 소파에 기대어 앉아 물을 마시고 있을 뿐이었다. 여수민은 휴대전화를 남민우에게 건넸고, 그는 당장 전화를 꺼버렸다. 하지만 휴대전화는 끊임없이 울려 댔다. 결국 남민우는 그 번호를 차단한 뒤 탁자 위에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 문자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고개를 숙여 내용을 확인한 남민우의 동공이 순간 커졌다. [선배, 오지 않으면 나 정말 뛰어내릴 거야.] 진서하가 옥상에서 찍은 듯한 사진 한 장이 함께 붙어 있었다. 남민우는 휴대전화를 탁자 위에 뒷면이 보이도록 뒤집어 놓으며 더는 신경 쓰지 않기로 결심했다. ‘도대체 어쩌다가 이렇게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을 만나게 된 거지?’ 여수민은 남민우를 조용히 지켜보았다. 그의 표정이 처음의 긴장과 당황에서 점차 초조와 불안으로 그리고 마침내 안절부절못하는 상태로 바뀌어 가는 것이 선연했다. 그는 자꾸만 휴대전화를 흘깃흘깃 쳐다보고 있었다. 남민우는 여수민과 눈을 마주칠 용기도 여유도 없는 듯했다. 그의 모든 집중력은 휴대전화 정확히는 그를 집요하게 괴롭히는 진서하에게 쏠려 있었다. 남민우는 여수민의 첫사랑이었고 순수한 짝사랑의 대상이었다. 그 짝사랑이 이루어진 후엔 그 달콤함과 행복감에 젖어 그와의 가정을 꿈꾸기도 했었다. 하지만 남민우 자신은 깨닫지 못하는 듯했다. 그 혐오와 불편함 속에 진서하에 대한 자기도 모르는 관심이 숨어 있다는 것을. 순간 남민우는 이 좁은 공간에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다른 마음을 품은 남자가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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