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밤낚시를 마치고 올라온 서재헌과 심승욱은 눈빛을 주고받았다. 하준혁이 정말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을 결국 눈치챈 것이다.
“혼자 술 마시지 마.”
심승욱이 다가가 그의 손에서 술잔을 가져갔다.
“오늘 밤 술 많이 마셨잖아. 이제 그만 마셔.”
하준혁은 심승욱에게 앙금이 남아 있어 그를 무시하고 술잔을 뺏어 들고 계속 마셨다.
심승욱이 헛웃음을 터뜨렸다.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드는데? 내가 수민 씨랑 말 몇 마디 더 한 거 가지고 속 좁게 굴지 마. 나 곧 나연이랑 약혼하니까 경계할 필요 없어. 차라리 재헌이를 경계한다면 모를까.”
서재헌이 웃으며 욕을 했다.
“꺼져. 내가 그렇게 인간말종이냐.”
하준혁은 심승욱을 경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유욕이 발동했을 뿐임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심승욱의 술잔에 자신의 잔을 부딪치며 이 화제를 넘겼다.
“수민 씨는 어디 사람이야?”
심승욱이 궁금한 듯 물었다.
“해성.”
심승욱은 그 지명을 나지막이 되뇌며 머릿속으로 수없이 외웠던 노선들을 훑었으나 해성의 모습은 없었다.
그는 고개를 숙여 술을 한 모금 마시며 다시 조언했다.
“수민 씨 계속 좋아할 거면 수민 씨가 남자친구랑 제대로 헤어지고 나서 뭐라도 하든지 해. 헤어지기 싫다는데 네가 끼어들 틈이 어디 있겠어. 더군다나 기어들 필요도 없고.”
하준혁은 그 말을 별로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정말 애정이 깊다면 바늘 한 짝도 끼어들 틈이 없었겠지만 여수민의 남자친구는 이미 바람을 피웠다.
두 사람의 관계는 온통 허점투성이라 여수민을 뺏고 못 뺏고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준혁이 진짜로 두려운 건, 여수민이 자신과 만나면서 정작 마음은 다른 사람에게 향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었다.
계속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곤란했다.
심승욱은 그가 말을 듣지 않는 것을 보고 더는 어떻게 조언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다가 한마디 했다.
“네가 뭘 계획하고 있든 간에 천천히 해야 할 거 아냐. 이 부분은 서재헌한테 물어봐. 걔가 경험이 많잖아.”
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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