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화
심승욱은 조심스레 위로했다.
“준혁이가 술에 취해서 그래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평소에는 저렇게 무례하게 구는 애가 아니거든요.”
여수민은 믿지 않았다. 모두 꾸며낸 행동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걱정 마요. 술 깨면 분명 수민 씨한테 사과할 거예요.”
심승욱은 여동생도 있고 좋은 감정으로 만나고 있는 여자친구도 있는지라 위로하는 데는 제법 경험이 있었다.
“여자의 눈물은 귀하잖아요. 그러니까 쉽게 울지 말고 누가 수민 씨를 괴롭히면 맞서 싸워요. 상대가 하준혁이라도 겁낼 필요 없어요. 설마 수민 씨를 정말 상어 밥으로 던져 버리기라도 하겠어요?”
여수민은 결국 울다가 웃고는 눈가를 닦았다.
심승욱의 목소리가 허혜화처럼 부드러워서였는지 아니면 그가 보여준 선의가 너무 순수하게 느껴져서였는지는 몰라도 그의 말을 들으니 괜히 눈시울이 붉어졌다.
여수민은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뚝뚝 떨궜다.
심승욱은 주머니에서 종이 한 뭉치를 꺼내 건넸다.
“일어난 김에 갑판에서 풍경이라도 좀 더 봐요. 여름이 지나면 바다에 나와도 추워서 풍경 볼 엄두도 안 나요.”
그는 여수민에게 울지 말라고 다그치지도 않았고 우는 이유를 묻지도 않았다. 대신 그저 풍경을 보라고 권할 뿐이었다.
여수민은 따스함을 느끼며 티슈를 받아들고 고개를 끄덕였다.
심승욱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주고는 내부 선실로 들어갔다.
여수민은 혼자 갑판 끝으로 걸어가 주저앉았다. 한참 동안 마음껏 울고 나니 속이 매우 후련해진 것 같았다.
일곱 시가 조금 넘자 누군가가 아침 식사를 하라고 여수민을 불렀다.
요트는 다시 항구로 돌아가는 중이었고 부두에 가까워질수록 여수민의 마음은 편안해졌다.
하준혁은 겨우 한 시간 남짓 잠을 청하고는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찬물을 얼굴에 끼얹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거울 속의 그는 여전히 원하는 것을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굳건해 보였다.
하준혁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코웃음 쳤다.
선실에서 갑판으로 나오니 여수민이 얌전히 앉아 심승욱, 서재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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