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화
진초연이 고개를 돌리자 모두를 압도하고 유일하게 성준수와 견줄 수 있을 법한 얼굴과 마주했다.
“이 대표님, 좋은 방법이었어요. 일부러 친조카를 유람선에 태웠죠. 처음부터 그 남자가 저를 구할 거란 걸 알고 계셨잖아요.”
이영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손을 펼쳤고 그의 눈에는 슬픔이 전혀 없었다.
오직 목적을 달성한 뿌듯함만이 가득했다.
“안 그러면 어떻게 성씨 가문의 모든 재산을 손에 넣고 진초연 씨의 손을 빌려 그 빌어먹을 것을 처리하겠어요?”
진초연은 고개를 숙인 채 마음속으로 이영준의 깊은 속내에 감탄했다.
그녀와 성준수의 열애 사실을 알아내고 성지영이 귀국한 뒤 그는 이 순간만을 위해 뒤에 숨어서 하나씩 계획했을 것이다.
사랑하는 누나를 위해 복수하고 그 쓰레기가 남긴 자식을 직접 처리하기 위해서.
이 순간, 진초연은 이영준이 자신을 적으로 보지 않고 협력자로 여긴다는 사실에 내심 안도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언젠가는 그의 손아귀에 넘어갈 수도 있었다.
이영준과 작별한 진초연은 진유정을 만나러 갔다.
늘 차가웠던 시선도 아끼는 여동생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러워졌다.
진유정이 진초연의 목을 껴안으며 앳된 목소리로 물었다.
“언니, 그 잘생긴 오빠가 언니 찾던데. 이번엔 꼭 잘 지켜주겠다고, 언니가 슬퍼하지 않게 해준다고 했어.”
진초연은 즉시 아이가 말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차렸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며 미소 짓고는 한결 편안해진 표정을 드러냈다.
“만났어. 그런데 언니는 이제 그 사람이 필요 없어. 언니에겐 유정이만 있으면 충분해.”
“응응, 유정이도 언니가 제일 좋아.”
아이의 눈동자는 반짝반짝 빛나며 석양의 화려한 색을 머금고 있었다.
말을 마친 진유정은 품에서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꺼냈다.
“그럼 이 반지도 필요 없어? 그 멋진 오빠가 파티에서 언니한테 줘야 한다고 했어.”
진초연은 반지를 받아 담담히 훑어본 뒤 가볍게 해안 너머 끝없이 펼쳐진 바다에 던져버렸다.
그러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진유정에게 당부했다.
“앞으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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