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화
박복선의 이마엔 식은땀이 맺혀 금세라도 떨어질 듯하였다.
그녀는 몸을 잔뜩 움츠리며 말문을 열었다.
“청서 아씨께선 성정이 어지시니 아마도...”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싸늘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박복선을 바라보는 이현익의 눈빛이 무척이나 한심스러웠다.
“이 거리엔 사람이 수두룩하다.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 사람과 자매가 실랑이하게 내버려두고도 네가 한 일이 잘한 거라 생각했느냐?”
박복선은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더니 울먹이며 무릎을 꿇었다.
“청서 아씨 같은 분이 남문 시장까지 나가서 사람을 구하실 리가 없습니다. 저도 어찌할 도리가 없어 궁리 끝에 그렇게 한 겁니다...”
“쯧, 못난 것.”
“네가 그 사람과 각별한 사이가 아니었다면 내가 너 같은 걸 곁에 왜 두겠느냐.”
이현익은 길게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고개를 들었을 땐, 눈빛이 깊고 어두웠다.
“낮에 김 대감 댁에서 청첩이 왔었다지. 나더러 후원에 들러 혼사를 의논하자고?”
“낮에 장춘부원군 댁에서 사자를 보냈다지. 나를 불러 혼사를 상의하자 하였다는 게 사실이냐?”
박복선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 사실입니다.”
이현익의 뇌리엔 방금 전 거리에서 마주한 광경이 스치고 지나갔다.
눈초리와 미간엔 싸늘한 서리가 내려앉은 듯했다.
“김 대감에게 전하라. 제 집 규수 하나 단속도 못 하면서 나와 혼인을 맺겠다고? 대낮에 다른 사내와 함께 드나들며 허물없는 척 팔짱까지 끼고 다니더군. 그따위 처자가 나의 배필이 될 자격이 된다고 생각했느냐?”
“그 집에서 보내온 예물, 전부 되돌려 보내라.”
“그리고 김 대감에게 분명히 전하라. 조만간 내가 직접 전하께 아뢰어 그 혼사 교지를 거두게 할 것이다.”
그 말을 들은 박복선은 얼굴이 하얘졌다.
숨이 턱 막혀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한 채 고개만 연신 끄덕이며 물러났다.
마차에서 몇 걸음 떨어진 거리까지 겨우 빠져나온 뒤에야 뛰듯 달아오른 가슴을 가까스로 진정시킬 수 있었다.
‘대군께서 이번엔 정말 각오하신 모양이군. ‘불과 처음 만났을 땐 청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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