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화
이 정도까지 했으니 이 집안의 법도는 아무래도 시행되지 못할 모양이었다.
최인선은 가슴 가득 쌓인 화를 삭이지 못해 입맛마저 잃고 길게 한숨을 쉬며 방으로 돌아갔다.
진우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여미주에게 직접 수프를 한 그릇 떠주었다.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농담을 던졌다.
“오늘 밤 소동의 장본인이니 한번 먹어봐. 이것 때문에 종아리를 맞을 뻔했으니 좀 더 많이 먹어야지.”
여미주는 그를 흘겨보았다. 눈빛에 조롱이 서려 있었다.
이 소동의 장본인은 분명 문가희인데 그의 한마디에 소중한 첫사랑 동생은 순식간에 죄를 씻어버렸다.
여미주는 숟가락을 들어 수프를 한 모금 맛보았다.
맛은 나쁘지 않았다.
그녀는 진우진의 귓가에 가까이 다가가 오직 두 사람만이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물었다.
“내 생리는 늘 불규칙했는데 어떻게 알고 보름이나 늦었다고 말한 거야?”
진우진의 입꼬리가 더 크게 휘어졌다.
“그냥 되는대로 둘러댄 거야.”
“...”
여미주는 말없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긴 그녀는 진우진과 관계를 맺을 때마다 피임약을 빼놓지 않고 먹었었다. 심지어 불과 사흘 전에도 한 번 먹은 적이 있었다.
워낙 피임약 복용이 잦았으니 임신이 되었다면 귀신이 곡할 노릇일 터였다.
다이닝훔에는 다시 정적이 찾아들었고 그릇과 수저가 부딪히는 맑은소리만 간간이 들릴 뿐이었다.
서연정은 두 사람이 다정하게 귓속말을 나누는 것을 보고는 한숨을 쉬며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우진아, 이만하면 됐겠지. 잠깐 엄마랑 같이 가자.”
분명 할 말이 있는 듯했고 진우진은 휴지를 꺼내 입을 닦고는 그녀를 따라 뒤뜰 정원으로 향했다.
사람들이 거의 다 자리를 비우자 식탁에는 여미주와 문가희만이 남았다.
여미주는 가정부를 돌려보내고 단둘이 남자 문가희에게 물었다.
“오늘 밤 왜 일부러 형님한테 시비를 건 거야?”
문가희는 우아하게 식사를 이어갔고 울었던 탓에 눈가는 아직 붉었지만 입가에는 차가운 웃음이 걸려 있어 표정은 왠지 모르게 위화감이 들었다.
“아무리 임산부라고 해도 그 애가 내 아이는 아니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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