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여미주는 진우진이 이렇게까지 참을성이 없을 줄은 몰랐다. 지금 그녀가 환자인 것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었다. 진우진은 큰 손으로 여미주의 목덜미를 잡고 차가운 눈빛으로 자비를 베풀 듯 말했다. “네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를 달래주면 덜 고통스러울 거야.” 여미주의 머리는 멍했고 발목은 쑤시는 듯한 통증이 일었다. 전혀 그 짓을 할 기분이 아니었다. “쉬고 싶어. 내일 하면...” “안 돼.” 진우진이 여미주의 몸을 뒤집더니 손으로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세게 때리진 않았지만 소리 때문에 여미주의 얼굴이 달아올랐고 귀까지 빨개졌다. “너를 괴롭히는 건데 날짜까지 골라 가면서 해야해?” “...” 진우진이 몸을 기울이며 뒤에서 마치 데인 듯 붉게 달아오른 여미주의 귓불을 입으로 물고 바지를 벗겼다. 여미주는 얼굴을 베개에 파묻고 묵묵히 견뎠다. 머리가 멍하고 정신이 혼미한 사이 온몸은 마치 차가운 물과 뜨거운 불 사이를 오가는 듯했다. 생각이 일단 흐트러지니 몸을 통제할 수 없게 되었다. 여미주는 진우진의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맞춰가기 시작했다. 가는 목을 뒤로 젖히자 땀방울이 쇄골을 타고 흘러내리며 몇 번의 신음을 터뜨렸다. 진우진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통쾌하게 웃었다. 두 시간 넘게 행위가 이어지는 동안 여미주는 머리가 쪼개질 듯한 통증과 정욕의 소용돌이 속에서 오가며 몸부림쳤다. 정말 고통스러운 고문이었다. 그녀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진우진, 나... 정말 너무 힘들어...” 진우진은 움직임을 멈추고 몸을 숙여 여미주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애틋한 눈빛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냈다. 그러다 무언가 생각난 듯 그의 눈빛이 다시 차갑게 변하더니 무심하게 여름 이불을 잡아당겨 몸을 덮어주었다. 말투에는 비웃음이 묻어났다. “빨리 몸 회복해. 안 그러면 내가 주는 고통을 견디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일어날 테니까.” 진우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위에서 여미주를 훑어보고는 고개를 돌려 욕실로 들어가 씻었다. 여미주는 욕실에서 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