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배석우가 한층 진지한 어투로 물었다.
“미주 씨, 혹시 그 쓰레기와 엮였어요?”
“그냥 물어본 거예요.”
배석우는 전혀 믿지 않았다.
“부부 둘 다 만만찮은 상대예요. 어느 쪽이든 타깃이 되었다면 위험할 거예요.”
여미주가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배석우 씨, 고마워요. 조심할게요.”
그 후 며칠 동안 손윤재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상대가 자신을 꼬드긴 게 일시적으로 흥미를 보인 것이고 아마도 새로운 목표를 찾았기에 다시는 괴롭히지 않을 거라 생각한 여미주는 곧바로 업무에 몰두하며 이 일을 잊고 있었다.
[귀국했어? 어디야?]
하루 근무를 마치고 휴게실로 향하는 복도에서 그녀는 진우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개자식은 마치 그대로 증발이라도 한 듯 한 번도 답장하지 않았다.
지석주가 다가와 들여다보며 말했다.
“누구랑 채팅하는 거야? 왜 이렇게 화가 났어?”
여미주가 물었다.
“너 요즘 진우진 만난 적 있어?”
“없어.”
지석주가 궁금해했다,
“기장님은 왜 찾아?”
“해외로 비행하러 갔어. 이혼 얘기가 끝나서 이혼 신청하러 갈 생각이었는데 며칠 동안 안 보여.”
지석주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기장님은 못 봤지만 어제 오후 카페에서 육성민을 봤어. 요즘 둘 다 비행 일정이 없는 것 같더라.”
조종실은 고정 편성이라 육성민이 비행을 안 하면 진우진도 안 간다는 뜻이었다.
여미주의 표정이 어두워졌고 지석주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기장님이 널 피하는 것 같은데? 이혼을 못 하겠다고 하는 건 아니겠지?”
“그럴 리 없어.”
그렇게 많은 친구 앞에서 직접 이혼 얘기를 꺼냈으니 남자의 체면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억지로 그녀와 함께 법원에 가서 이혼 절차를 진행했을 거다.
아니면 아이를 낳지 않아 진씨 가문에서 여미주의 쓸모를 다하지 못해 내키지 않는 걸 수도.
그래도 거짓말한 건 사실이니 진우진을 찾아가 직접 물어봐야 했다.
여미주가 뒤돌아서는데 맞은 편에서 화려한 차림의 낯선 중년 여성이 기세등등하게 그들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너를 찾으러 온 거야?”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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