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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문가희는 소혜란의 다리를 주무르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모님, 이 병실은 지내시기에 괜찮으세요?” “아주 좋아. 방이 너무 커서 좀 썰렁하지만 너희들이 자주 보러 와서 춥다고 느껴지지도 않아.” 문가희는 미소를 지으며 계속 말했다. “필요한 게 있으면 꼭 저와 오빠에게 말씀해 주세요. 여미주 언니가 일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서 오빠와 몇 마디 다투었기 때문에 우리와 함께 오지 못한 거예요. 언니에게 화내지 마세요.” 여미주는 얼굴이 굳어졌다. ‘저 약골이 이간질하러 온 건가?’ 소혜란은 여미주와 진우진이 이혼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그들이 부부로서 서로 아끼고 감정이 안정적이라고 믿고 있었다. 갑자기 문가희가 언급하자 그녀는 여미주가 진우진과 함께 자신을 보러 온 지 오래되었다는 것을 떠올렸다. 소혜란이 물었다. “미주야, 너 우진이와 싸웠니?” “저희는...” 여미주는 눈을 내리깔며 이혼하기로 결정한 것을 어머니에게 솔직하게 말해야 할지 망설였다. 그녀가 다시 입을 열기도 전에 진우진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그녀를 자기 옆으로 끌어당겼다. “어머님, 저희 싸운 건 아니에요. 미주가 저와 투닥거렸을 뿐이에요.” 진우진은 틈을 타 하소연했다. “요즘 미주는 항상 저를 못마땅해하고 화를 잘 내고 어떻게 달래도 달래지지 않아요.” “...” 여미주는 진우진을 노려보고 고개를 돌려 다시 엄마에게 상냥하게 미소를 지었다. 소혜란은 진심으로 충고했다. “누구와 만나든 마찰이 있을 수밖에 없어. 부부 사이에는 서로 포용하고 이해해야 해. 우진은 너를 잘 받아주지만 네 모든 나쁜 성질을 우진에게 쏟아내지 마. 시간이 오래 지나면 누구든 감정 쓰레기통이 되는 것을 견딜 수 없어.” 진우진은 일부러 여미주의 허리를 꼬집으며 말했다. “여보, 들었어? 어머님께서 우리를 정말 잘 이해하시잖아.” “...” 여미주는 참으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알았어요, 엄마. 고칠게요.” 진우진은 그녀의 옆모습을 빤히 쳐다봤다. 그녀가 분노를 억누르면서도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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