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사실 정나현이 맞다고 대답하려고 했다.
그러나 지상욱의 눈빛을 마주한 순간 문득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아니야. 어떻게 알았어?”
“나현이는 천성이 착한 여자 거든. 만약 우리 엄마한테 무슨 일 생기는 거 알았다면 시집살이 좀 당했어도 절대 죽도록 놔두진 않았을 거야.”
나는 콧방귀를 뀌었다.
“그게 착한 거라고? 그냥 호구잖아. 본인조차 이렇게 된 판에 세상을 구하겠다고? 웃기지도 않아?”
지상욱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나현이는 어디 있지? 내 와이프 돌려줘.”
드디어 이 말을 듣는 순간이 왔다.
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이죽거렸다.
“정나현은 이미 죽었어. 너랑 안설아 때문에.”
말을 마치고 지상욱 머리 위의 ‘후회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역시나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95%에 머물러 있던 수치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96%.
97%.
98%.
99%.
100%에 거의 도달할 때 수치가 갑자기 줄어들더니 순식간에 50%로 떨어졌다.
시스템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럴 수가!”
그리고 잠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고, 목청이 몇 배는 더 커졌다.
“망했어! 남주가 각성해서 흑화했나 봐.”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상욱이 나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왔다.
그리고 머리 위 ‘후회치’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거 때문에 나한테 접근한 거지? 너희는 모를 거야. 내가 수치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는 걸.”
마치 증명이라도 하듯, 수치는 50%에서 0%로 떨어졌다가 다시 10%, 20%, 30% 천천히 차올랐다.
자유자재로 오르내리는 광경이 마치 롤러코스터를 보는 듯했다.
결국에는 0%에 멈춰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지상욱은 내 얼굴을 바라보며 태연하게 말했다.
그는 이미 자신이 소설 속 세계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지금까지 그를 후회하게 하려고 나타난 사람만 해도 열 명이 넘었다.
그럴 때마다 ‘후회치’가 99%까지 도달하도록 협조한 뒤 조금씩 다시 줄어들게 했다.
즉, 남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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