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김태하는 차라리 도시로 돌아가지 않더라도 아내와 아이를 버리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
아이 얘기가 떠오르자, 그날 밤 둘이 새벽까지 뒤엉켰던 일이 스쳤다. 혹시 강소희 배 속에 벌써 작은 아기가 생긴 건 아닐까.
그 생각이 들자 걸음이 저절로 더 빨라졌다.
강씨 가문 집에 돌아오니 강소희와 장모 허미경의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그는 어림짐작으로도 몇 가지는 짚을 수 있었다.
김태하는 허미경을 향해 다짐했다.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소희 잘 보살피겠습니다.”
사위 노릇 3년 동안 장모는 그에게 참 잘해 주었다.
농촌 살림이 어려웠고, 강씨 가문은 더더욱 빠듯했다. 귀한 것이 있으면 허미경은 언제나 김태하부터 챙겼고, 친아들 둘은 한발 물러서게 했다.
김태하는 바보가 아니었다. 장모가 자신에게 잘해 준 건 결국 딸에게 잘하라는 뜻이었다. 그래서 예전에 강소희에게 집 한 채를 넘기려 했던 것도, 따지고 보면 허미경의 3년 보살핌에 대한 다른 방식의 보답이었다.
허미경의 눈에서 또 눈물이 똑 떨어졌다.
“좋다, 좋아!”
이번에는 안도의 눈물이었다.
강준호는 아내가 속이 없다며 두어 마디 타박했다.
“여편네, 울고불고해서야 쓰나. 소희는 사위 따라 도시로 가서 호강할 거야.”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목소리는 끝내 메어 올라왔다.
게으르고 입맛만 좋은 딸이 경운시에 가서 서러움을 받지 않을까, 강준호도 걱정이 많았다.
아버지의 사랑은 산과 같았다. 강소희는 부모를 꼭 껴안았다.
“아빠,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둘이 꼭 잘 살게요.”
김태하도 곁에서 거듭 다짐했다. 강준호는 고개를 계속 끄덕였다.
강소희가 김씨 가문 식구들과 함께 도시로 들어간다는 소식은 흑촌 마을에 또 한 번의 화제를 몰고 왔다.
이 시절에는 오락거리가 드물었다. 어느 집에 조금이라도 특이한 일이 생기면 마을 사람들은 밥반찬 삼아 몇 번이고 입에 올렸다.
김태하와 강소희의 혼사는 처음부터 수군거림이 끊이질 않았다.
누군가는 강준호가 염치없이 사람을 협박해 뚱뚱한 딸을 억지로 들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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