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화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부부라기보단 잘생긴 남자와 괴물에 더 가까웠다.
며칠간 장터에서 장사하며 햇볕에 까맣게 탄 강소희는 덩치 크고 튼튼했는데 ‘흑곰 ’이란 말과 어쩐지 딱 들어맞았다.
문득 책 속에 들어오기 전, 전성기 시절의 몸매가 떠올랐다.
아름답게 굴곡진 몸은 누구에게나 미인이라 불렸었다. 그 생각이 밀려오자 강소희는 억울해 눈물이 핑 돌았다.
“왜 그래?”
눈물이 뚝 하고 흘러내렸다.
김태하는 여자와 제대로 어울려본 경험이 없었다.
어머니와 여동생 말고 가장 많이 마주한 여성이 바로 이 몸의 원래 주인이었는데, 그녀는 남자만 보면 환장한 듯 들이대는 데다, 체중도 이백 근이 넘었기에 그런 상대와는 말조차 섞기 싫었다.
그런데 지금 눈앞의 강소희가 울고 있으니, 그는 어찌할 바를 몰라 우왕좌왕했다.
“어디 아픈 거야?”
김태하의 위로는 서툴렀다. 그의 목소리는 뻣뻣했고 눈물을 닦아주는 손길조차 어색했다.
그런데도 오히려 그 불편한 다정함에 강소희의 눈물은 더 쏟아졌다.
“괜찮아요. 그냥 내가 못난 개구리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래요.”
김태하가 멍하니 바라보는 사이, 강소희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당신은 백조 같은 사람이잖아요.”
순간 그녀의 눈빛이 단단해졌다.
“우린 개구리랑 백조 같은 사이예요. 난 당신한테 어울리지 않아요. 아직 늦지 않았으니 원한다면 백조를 찾으러 가도 돼요. 하지만 경운시에 간 후엔 나도 쉽게 놓아주지 않을 거예요.”
여자는 참으로 감정적이었다. 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훗날 그가 부자가 되면 이혼해서 위자료 받아 부유하게 살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지금 거울 속 두 사람을 보니 괜히 마음이 약해졌다.
‘나 같으면 이런 덩치 큰 남편 절대 못 받아들일 거야.’
김태하는 그녀가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던 지라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의 말은 사실이었다. 강소희는 예쁘지도 않고 뚱뚱하고 조금은 못생겼다.
하지만 오래 보고 지내다 보니 이젠 익숙해졌다.
시선을 마주치자 그녀의 눈동자 속에 담긴 진심이 느껴졌다.
그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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