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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혹시... 태하 씨가 그걸 원하면 어쩌지?’ ‘바로 오케이해야 하나? 아니면 살짝 튕겼다가 받아줘야 할까?’ ‘남자들은 너무 쉽게 손에 넣은 여잔 대개 가볍게 본다는데... 밀고 당기기를 해야 정신 못 차리고 푹 빠진다잖아.’ 강소희는 혼자 머릿속에서 수십 번의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며 별의별 상상을 다 했지만 현실은 허무할 만큼 조용했다. 침대에 누워 있는 김태하는 그 흔한 몸짓 하나 없었고 아무리 기다려도 귓가에 들려오는 건 단정하고 규칙적인 숨소리뿐이었다. ‘이런 젠장... 자고 있었네?’ 한순간 김이 빠진 듯 맥이 탁 풀리며 스스로가 우스워졌다. 도대체 자신이 뭘 기대한 건지, 그녀는 피식 웃으며 한숨을 쉬었다. ‘이 몸뚱이에, 이 생김새로? 거울이나 한번 봐라. 살은 통통하게 올랐지, 외모는 별로지... 남자라면 도망치고도 남을 조건인데 내가 지금 뭐 하는 거람.’ 게다가 자신은 어디까지나 이 소설 속에서 이름도 없는 엑스트라일 뿐인데 남자 주인공과 뭔가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니 한심하고 기가 찼다. 이 모든 건 다 김태하 때문이었다. 자기 스스로를 낮추며 “김칫국 마시지 말라”고 했던 그 말이, 오히려 그녀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괜한 기대와 설렘이 교차하면서 그 말이 계속 마음 한구석을 건드렸다. 결국 머릿속이 복잡해질 대로 복잡해진 강소희는 피로에 밀려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그녀가 깊게 잠든 그 시간, 바로 옆에 누워 있던 김태하의 두 눈이 조용히 떠졌다. 그 또한 편할 리 없었다. 그는 건장한 남자였고 바로 옆에 누운 여자의 은은한 체향은 그의 이성을 자꾸만 자극했다. 하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자는 척뿐이었다. 혹시라도 본능을 억누르지 못하고 그녀를 안아 버릴까 봐, 그 자신이 두려웠다. 게다가 두 사람의 관계는 아직 애매모호했다. 어쩌다 보면 가까워 보이지만 어떤 날은 오히려 남보다 더 멀게 느껴졌고 그런 상태에서 섣불리 감정을 드러낸다면 오히려 모든 걸 망칠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오늘 하루 종일 강소희는 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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