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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강소희는 요즘 들어 점점 더 주화영의 성격을 파악해 가고 있었다. 악의가 있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체면을 중시하는 데다, 아들을 잘 키운 어머니답게 기본적으로는 인정 많은 성정이었다. 비록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하지는 않아도 김태하와 상의할 때 집도 주고 돈도 보상해 줘야 한다고 먼저 말했을 정도니, 사람됨이 아주 각박한 건 아니었다. 아니, 어쩌면 그녀로선 그런 정도의 보상은 아무렇지도 않게 여겼을지도 몰랐다. 만약 아들이 그녀의 팔을 이끌지 않았다면 의사는 아마 반나절은 거뜬히 붙잡혀 있어야 했을 터였다. 그 장면을 떠올리던 강소희는 끝내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풉.” 그 웃음소리를 들은 주화영이 곧장 그녀를 곁눈질로 흘겨보았지만 이상하게도 오늘은 기분이 나빠 보이지 않았다. 아까 의사에게 아들의 상처가 잘 아물고 있다는 칭찬을 듣고 나서인지, 말끝에도 평소처럼 날 선 기운은 없었다. “넌 애가 남편이 팔을 다쳐서 고생하고 있는데도 버스에서 엉덩이 한 번 붙이더니 전혀 걱정도 안 하더라. 참, 기가 막혀서.” 주화영은 아직도 버스 안에서 강소희가 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던 일을 마음에 두고 있는 듯, 주변에 사람이 적은 틈을 타 강소희를 은근슬쩍 타박했다. “어머님 말씀 맞아요. 다음부턴 꼭 더 조심하고 남편도 더 잘 챙길게요.” 강소희는 눈을 깜빡이며 싱긋 웃고 고개를 살짝 숙여 공손히 대답했다. ‘방금 남편이라고 했지? 그럼 나를 며느리로 인정한 셈일까?’ 강소희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이 여자는 역시 거슬리는 말보다 알아서 맞장구쳐주는 데 약한 타입이었다. “하이고, 공공장소에서 그런 말 하고... 창피한 줄도 모르지.” 입으로는 나무라는 듯 말했지만 정작 그녀의 미간은 한껏 펴져 있었고 진심으로 화가 난 건 아닌 듯했다. “자, 이제 얼른 돌아가죠.” 김태하가 상황을 정리하며 나섰다. 사람들이 왜 고부 갈등이 어렵다고 하는지, 이제는 몸소 느끼는 중이었다. 그때였다. “화영 아주머니!” 세 사람이 병원 앞에서 막 발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밝고 경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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