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5월의 강진시는 이미 더워지기 시작했고 한 학기가 끝나가면서 강진 대학교 학생들은 점점 더 바빠졌다.
4학년들은 취업 준비와 졸업 논문, 작별 인사로 정신이 없었고 서하영과 친구들도 시험공부와 하반기 인턴십 준비에 몰두하고 있었다.
목요일 저녁에 반 모임이 열렸다. 반장의 생일을 맞아 모두 함께 모여 학업 스트레스를 풀기로 한 것이다.
점심시간에 정유나가 서하영에게 저녁 모임에 갈 거냐고 물었다.
정유나는 약간 들뜬 얼굴로 말했다.
“이번에 반장이 크게 쏜대. 모임 장소가 캐슬 클럽이래. 나 아직 거기 못 가봤는데 이번에 꼭 가서 구경해야지.”
그러자 서하영은 숟가락으로 국수에 고춧가루를 뿌리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안 가.”
“반에 행사가 있을 때마다 네가 안 오는 거 다들 알아. 네가 북적이는 걸 싫어한다는 건 나도 알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네가 괜히 고고하고 차갑다고 수군거려.”
정유나는 면을 먹으며 웅얼거렸다.
“이번엔 반장이 특별히 부탁했어. 꼭 너를 데려오라고.”
하지만 서하영은 꿈쩍도 하지 않고 국수만 먹었다.
정유나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같이 가자. 나 혼자 가면 재미없잖아. 그냥 나랑 동행한다 치고 와 줘. 게다가 내가 반장 앞에서 큰소리까지 쳤단 말이야.”
그러자 서하영은 젓가락을 오른손에 쥔 채, 왼손으로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였다.
정유나는 눈이 환해지며 외쳤다.
“아이스크림 두 개! 거래할래?”
그녀는 기쁜 듯 서하영의 손을 치며 웃었고 서하영도 자연스럽게 손바닥을 활짝 펴 손뼉을 맞췄다.
저녁이 되어 두 사람은 캐슬 클럽에 도착해 룸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서하영은 반장이 자기 반 학생들만 부른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다른 반 학생들도 와 있었던 것이다.
그중에는 주민정과 지선우도 함께 있었다. 서하영이 들어서자 지선우는 3초가량 그녀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다가 우울한 표정으로 시선을 돌렸다.
주민정은 한 달 넘게 요양하다가 지난주에 학교로 돌아왔는데 사랑 때문인지 서하영에 대한 증오가 조금 옅어진 듯 특별히 시비를 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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