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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박태형은 정원 한가운데 멈춰 서 있었다. 손등을 타고 떨어진 피가 땅에 스며들었지만 그는 통증조차 느끼지 못했다. 그의 시선은 강지영이 사라진 방향에 꽂혀 있었다. 가슴속에서 피비린내 같은 분노와 후회가 뒤섞여 끓어올랐다. “대표님!” 비서가 숨을 몰아쉬며 달려왔다. 손에는 두꺼운 서류봉투가 들려 있었다.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박태형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눈빛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뭐야.” 비서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봉투를 내밀었다. “배시우 씨가 그동안 사모님께 한 짓들입니다.” 그는 봉투를 거칠게 낚아채더니 그대로 찢어 열었다. 안에는 사진과 녹음 파일, 그리고 CCTV 캡처본이 들어 있었다. 몇 장을 넘기던 그의 눈동자가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사진 속 배시우는 주변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 계단에 물을 뿌리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영상 속에는 그녀가 강지영 몰래 먹고 있던 약을 설사약을 바꿔치기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녹음 파일에는 이런 내용이 있었다. “그 여자 정말 멍청하다니까. 그리고 내가 조금만 불쌍한 척하면 박태형은 금세 넘어가. 그러니까 그 꼴이 되어도 싸지...” 박태형은 손가락을 점점 더 세게 움켜쥐더니 손등에 힘줄이 도드라졌다. 그리고 숨소리도 점점 거칠어졌다. “그리고...” 비서가 침을 꿀꺽 삼키더니 또 다른 서류를 내밀었다. “사모님께서 전에 지하실에 감금됐을 때, 배시우 씨가 일부러 쥐를 풀어놓게 했답니다.” 순간 박태형의 머리가 욱신거렸다. 귀 안이 윙 울리면서 마치 무언가가 산산이 무너져 내리는 듯했다. 그는 그날을 기억하고 있었다. 강지영이 지하실에 하룻밤 내내 갇혀 있다가 다음 날 나왔을 때, 그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고 온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 그는 그저 강지영이 엄살을 부린다고 생각해 비아냥거렸었다. “겨우 하룻밤 갇힌 것 가지고 왜 밤새도록 울어?” 그때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었다. “배시우 씨가 쥐를 풀었어요...” 하지만 박태형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녀의 눈에 담긴 공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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