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화
차유나는 이제 완전히 혼비백산해 있었다.
장서희가 하는 말이라면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었다.
모녀는 서로 눈빛을 맞추며 강준혁이 어떤 추궁을 하더라도 단 한 줄기의 단서조차 남기지 않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마지막으로 장서희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죽든 말든 끝까지 잡아떼면 돼. 우린 그저 아름이 데리러 간 것뿐이야.”
그녀의 목소리는 서늘하고 단호했다.
“안신혜가 무리하게 막아서 애를 빼앗으려다 자기 혼자 굴러떨어진 거야. 오히려 우리까지 위험하게 만들 뻔했지. 알겠어?”
차유나는 잔뜩 겁먹은 얼굴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이미 결심했다.
앞으로 강준혁이나 강찬호를 마주한다 해도 끝까지 이 말만 되풀이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모녀가 완벽히 준비했다고 스스로 믿는 순간, 지하실 문이 끌리며 묵직한 소리를 냈다.
그 둔탁한 울림은 그곳에 있던 모든 이들의 시선을 단숨에 끌어모았다.
몇 시간 동안 잊힌 듯 내버려졌던 자신들을 드디어 누군가 떠올린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결코 반가운 소식일 리는 없었다.
강씨 본가의 경호원들은 일제히 일어나 고개를 숙인 채 줄을 맞췄다. 다가올 상황을 기다리며 숨소리마저 죽였다.
차유나는 입술을 세차게 깨물며 본능적으로 장서희의 손을 움켜쥐었다.
장서희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눈을 가늘게 뜨고 문쪽을 주시했다.
문이 열리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두 명의 무표정한 건장한 경호원들이었다. 그들은 말없이 양옆으로 갈라서며 길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사이로 양진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얼굴을 잔뜩 굳힌 그는 싸늘한 냉소를 흘리며 안에 있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휘둘러보았다.
순간, 지하실의 공기는 마치 시간이 멎은 듯 차갑게 얼어붙었다. 모든 사람은 숨을 죽인 채 양진성 뒤의 그림자를 기다렸다.
문 앞 어둠 속에서 키 크고 우뚝한 남자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의 존재만으로도 넉넉한 공간이 순식간에 짓눌린 듯 압박감을 토해냈다.
남자는 발걸음을 멈추고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지점에 몸을 반쯤 숨겼다.
사람들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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