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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숨기지 말고 전부 얘기해요.” 강준혁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안경을 밀어 올리며 망설이던 진 의사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사실... 방법이라고 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아가씨의 상태로 몇 년은 더 버틸 수 있었고 그래서 지금까지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최근 겪은 사건들이 너무 심해 상황이 변했습니다.” 그 말은 안신혜의 가슴속, 꺼져가던 희망의 불씨를 다시 흔들었다. 그녀는 완전히 축축해진 눈가로 소리 없이 진 의사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강준혁 역시 처음 듣는 말이었다. 마음을 굳힌 듯 길게 숨을 들이쉰 진 의사가 말을 이었다. “몇 년 전, 영국에서 관련 수술 사례가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특별한 처리를 거친 뒤 심장에 주입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면 심장의 혈액 공급이 개선되고, 손상된 세포벽을 복원할 수 있지요. 그렇게 되면... 십 대 초반까지는 충분히 버틸 수 있습니다.” 강준혁의 미간에 짙은 주름이 새겨졌다. “확실한 겁니까?” “네.” 진 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국제 의학계에 올라온 문헌도 있고 선례도 있습니다. 저 역시 직접 그 수술에 참여한 해외 의사들과 연락해 세부적인 설명을 들었습니다. 다만...” “뭐죠?” 강준혁의 목소리가 무겁게 내려앉았다. 안신혜는 심장이 턱 밑까지 차오른 듯,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진 의사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문제는... 아가씨의 몸 상태가 골수 채취 자체를 버틸 수 없다는 겁니다. 지금처럼 금이 간 유리 조각 같은 몸은 바람 한 줄기만 스쳐도 산산조각 날 수 있습니다. 골수를 건드리는 건 사실상 직접 수술하는 것만큼 위험합니다.” 말 그대로 엄청난 리스크가 따르는 시도였다. 죽음과 생존을 동전 하나로 결정하는 만큼 무모한 도전이었다. 강준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입술을 잘근거렸다. 강인하고 철저한 그조차 딸의 생명을 담보로 한 내기를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리스크가 아무리 크다 해도 희망을 버릴 수는 없었다. 답이 없는 문제였다. 안신혜는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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