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6화
그 외침에 모두가 멈칫했다.
백인우가 가장 강하게 반응하며 몹시 놀랐다.
“이 아이가 말을 했어, 그렇게 수많은 날을 한마디도 안 해서 나는 벙어리가 된 줄 알았는데.”
백인우는 이 아이가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고아원에서 데려올 때 원장이 언급했기 때문이었다.
말을 할 수 있지만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백인우가 그 아이를 데리고 온 이후로 단 한마디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백인우가 아무리 달래고 놀리고 괴롭히는 척해도 아이는 입술을 꽉 다문 채 한마디도하지 않았고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나중에는 백인우도 포기했었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갑작스럽게 분노에 찬 외침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아서인지 아이의 맑은 목소리는 사포로 문지른 듯 거칠게 들렸다.
백인우는 즐거운 듯 하하하 웃으며 말했다.
“네가 어떻게 꼬맹이가 아니란 거야, 내가 잘못 불렀나? 전에도 그렇게 불렀는데 그때는 이렇게 격하게 반응하지 않았잖아. 게다가 시도 때도 없이 물어뜯는 건 꼬맹이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남자아이는 격분해 진흙투성이인 작은 주먹을 꽉 쥐었다.
남자아이는 꼬맹이도 아니었고 그냥 다른 사람이 그렇게 부르는 걸 싫어할 뿐이었다.
왜 이 상냥한 여자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게 되었는지 자신도 알 수 없었다.
그저 막연하게 안신혜가 자신이 그런 끔찍한 별명으로 불리는 것을 듣지 않았으면 했다.
아이는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었다.
“아니야!”
남자아이는 이를 악물고 백인우를 세게 밀쳐낸 후 작은 두 다리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멀리 달아났다.
그 뒤에서 백인우는 허리에 손을 얹고 천진난만하게 하하하 소리 내어 웃었다.
안신혜도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미소 지었다.
“아이가 싫어하니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이름은 없나요?”
강민우가 말을 보탰다.
“있어요, 훈이라고요. 고 씨 가문에 들어와서 사용할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훈이?”
안신혜가 나지막이 되뇌며 미소를 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