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화
남자의 호흡이 점차 가라앉았다.
고준서가 꽉 움켜쥐었던 손을 풀며 조용히 마음을 다잡았다.
‘후... 조금만 더 기다리는 거야. 평생에 비해 이 시간은 아무것도 아니니까... 기다리자.’
고준서는 결국 안신혜를 갖게 될 것이다.
5년도 기다렸는데 이 짧은 시간을 못 참을까.
고준서는 충분히 그녀를 기다릴 수 있었다.
안신혜가 떠나는 것을 지켜본 사람은 고준서뿐만이 아니었다.
별장 정원의 한 모퉁이에 커다란 그림자와 작은 그림자가 나란히 몸을 숨기고 있었다.
두 그림자는 저녁 햇살 아래에서 길게 늘어져 있었다.
백인우는 팔짱을 낀 채 흥미로운 얼굴로 앞에 있는 고현서를 바라보았다.
그는 현재 강민우의 경고 때문에 아이를 안신혜 앞까지 데려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괜히 벌을 받을까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고현서가 몰래 안신혜를 훔쳐보다 마침 백인우에게 들키고 말았다.
백인우는 이 상황이 흥미로웠는지 그와 함께 어둠 속에서 떠나는 안신혜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고현서는 새까만 눈으로 안신혜가 있는 쪽을 빤히 바라보았다. 작은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다.
아이는 검은색 벤츠가 멀리서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고개를 떨구며 실망감을 온몸으로 표출해 냈다.
‘그 착한 여자가 가버렸어...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지...’
백인우는 보면 볼수록 그 작은 아이가 흥미로웠다.
그가 다시 수다스럽게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너 이 녀석, 대체 왜 아가씨한테 그렇게 마음 쓰는 거야? 아가씨가 네 샌드백 좀 풀어줬다고 이렇게 죽자 살자 하는 거야? 쯧쯧쯧... 이래서 검은 머리 짐승은 키우는게 아니랬는데... 내가 여기저기 데려다주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다 했는데 나한테는... 흑흑.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눈을 깜빡이던 백인우가 손으로 심장을 감싸 쥐며 몹시 슬픈 표정을 연기했다.
그러자 고개를 든 고현서가 검은 눈동자로 남자를 노려보았다.
그가 작은 두 다리를 움직여 다른 곳으로 걸어갔다.
백인우를 상대하고 싶지 않은 듯했다.
아이에게 백인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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