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우경 정원.
안신혜를 내쫓은 지 벌써 이틀이 되었다.
저택 전체가 숨조차 쉴 수 없이 억눌린 공기로 꽉 차 있었다.
가정부들이든 경호원들이든 전부 잔뜩 긴장한 채 벌벌 떨며 조심조심 움직였다. 괜히 잘못 엮였다가 화살이 날아올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물며 이곳의 집사이자 강준혁의 심복인 양진성조차 버거운 압박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었다.
안신혜가 떠난 시간만큼 강아름은 계속 울고 떼를 썼다.
누구도 강아름이 안신혜한테 이 정도로 집착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워 잘 보살폈지만 강아름을 진정시키는 건 불가능했다.
결국 강아름의 감정을 안정하려고 여러 차례 진정제를 써야만 했다.
진 의사의 얼굴은 늘 심각했고 아예 강아름의 의료실로 짐을 옮겨 단 한 발짝도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
의료실에서 양진성은 잠든 강아름의 작은 얼굴을 바라보다가 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옆에서 의학 자료를 넘기던 진 의사가 잠시 고개를 들어 양진성을 흘겨보더니 다시 책으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양진성은 이 분위기를 더 이상 버텨낼 수 없어 급히 질문을 던졌다.
“아가씨가 계속 이렇게 잠만 잘 순 없잖아요? 약을 계속 쓰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잖아요.”
진 의사는 담담하게 받아쳤다.
“그럼 양진성 씨에게 더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요? 애가 깨어 있으면 울고불고 난리를 피우는데 차라리 재우는 게 낫죠.”
양진성은 고개를 떨구며 또 한숨을 내쉬었다.
인생 경험도 많고 세상사에도 노련한 중년인 진 의사는 잠시 생각하다가 자료를 덮고 슬쩍 부추기듯 말했다.
“양진성 씨, 여기서 한숨 쉬면서 강아름 씨 걱정만 할 게 아니라 차라리 강준혁 씨에게 얘기해 봐요. 그 안신혜라는 여자를 다시 데려오자고 말해봐요. 그 여자가 옆에 있으면 이 문제는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겠어요?”
양진성은 그 말에 거의 펄쩍 뛰다시피 했고 얼굴을 확 굳히며 혀를 찼다.
“당신 미쳤어요? 어떻게 감히 그런 소릴 해요? 지금 강 대표님이 얼마나 분노에 차 있는지 알기나 해요? 이런 타이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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