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손아윤은 그저 조용히 미소 지었을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최주원은 가장 가까이에 놓인 첫 번째 접시의 뚜껑부터 열었다.
그 안에는 그가 익히 알고 있던 잡채가 담겨 있었다.
한 입 떠 넣자, 음식은 여전히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식감은 처음보다는 조금 덜했다.
“이건 마지막에 꺼냈어야지.”
미간을 살짝 좁힌 채 내린 그의 평가에 손아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순순히 동의했다.
“그러게요. 순서 조절을 못 했네요.”
그는 곧바로 두 번째 접시의 뚜껑을 열었다.
이번에는 갈치조림이었다.
짙게 퍼지는 생선 향이 코끝을 간질였고 자연스레 군침이 도는 냄새에 최주원은 가장 살이 부드러운 부위를 골라 젓가락을 뻗었다.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는 놀랄 만큼 신선했고 깊은 맛이 살아 있었다.
그는 이어 다른 부위들도 하나씩 집어 맛보았다.
말없이 한 입 한 입 천천히 씹어 넘기던 그의 미간이 어느 순간 살짝 풀리더니 의미심장한 시선이 손아윤을 향해 쓱 옮겨왔다.
그 시선을 마주한 순간, 손아윤의 마음도 덩달아 조급해졌다.
“맛은 어때요?”
참지 못한 그녀가 먼저 물었다.
“이 메뉴, 정말 네가 한 거 맞아?”
최주원은 다시 아무 부위나 집어 입에 넣으며 되물었다.
“그럼요. 제가 직접 만들었죠.”
혹시라도 그가 의심할까 걱정된 손아윤은 곧바로 양순자의 휴대폰을 꺼냈다.
“당신이 주방에서 절 보면서 수상하단 표정 짓는 거, 딱 알겠더라니까요.”
그래서 미리 준비해 둔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직접 생선을 손질하고 조리하는 전 과정을 담은 영상을 재생했다.
재료 손질부터 양념, 조리 과정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담겨 있었고 영상을 바라보던 최주원의 눈빛에 다시 한번 놀람이 스쳤다.
하지만 그는 곧 감정을 가라앉히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응. 진짜 맛있어. 점수를 주자면... 만점.”
손아윤은 뿌듯한 표정으로 턱을 살짝 들며 그를 바라봤다.
“아직 하나 남았어요. 그것도 열어봐요.”
최주원은 마지막 뚜껑을 열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의 눈동자가 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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