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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도강우는 임다인의 손을 단호히 떼어내며 경고하듯 말했다. “여긴 네가 올 곳이 아니야. 우혁한테 데려달라고 해.” 그 말만 남긴 채 도강우는 반대편 엘리베이터로 몸을 돌려 심하윤의 뒤를 따라갔다. 차 안에서 손수희는 이마를 찌푸린 채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손수희의 걱정 어린 표정을 본 심하윤은 손수희가 도강우의 보복을 우려하는 것 같아 급히 말을 꺼냈다. “아주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도강우는 저한테 아무 짓도 하지 못해요.” 손수희는 말없이 심하윤을 바라보다가 한참 후에야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 네가 한때 그 사람에게 빠질 만도 했겠지. 잘생기고 유능하고 돈도 많고. 많은 여자들이 이상형으로 꼽을 만한 사람이니까. 하지만...” 임다인에게 유독 다정한 도강우를 떠올리며 손수희의 눈빛에 불만이 스쳤다. 자기 아내보다도 다른 사람의 감정을 더 헤아리는 듯한 그의 냉담한 모습에 속이 상했다.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손수희의 따뜻한 시선에 심하윤의 마음도 덩달아 따뜻해졌다. 심하윤은 손수희의 팔을 조심스럽게 감싸고 그녀의 어깨에 살짝 기대며 말했다. “정말이에요. 전 이제 도강우한테 마음이 없어요. 지금의 저는 오직 제 자신을 위해 살아가는 중이에요.” 운전석에서 운전 중이던 성가연도 참다못해 끼어들었다. “아주머니, 저희 오빠도 있잖아요. 저희 오빠가 얼마나 잘생기고 똑똑한데요. 도강우 같은 사람이랑은 비교할 수도 없죠.” 성시완의 이름이 언급되자 손수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너 말이 맞아. 시완이가 훨씬 낫지. 도강우보다 몇 배는 더 훌륭해.” 그 말을 하고 나서 손수희는 심하윤을 힐끗 바라보았다. 손수희 말 속에 담긴 뜻을 눈치챈 심하윤은 당황한 듯 서둘러 화제를 바꿨다. “아, 그러고 보니 아직 사야 할 게 생각났어요. 마트에 잠깐 들를까요?” “너 이 녀석.” 손수희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웃었다. 하지만 이내 다시 표정을 굳히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나저나 임다인은 어딘가 낯이 익어. 예전에 병원에서 본 적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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