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화
말을 마친 심지후는 더 이상 그들의 반응을 개의치 않은 채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가 자리를 뜨자 심유준은 분노를 억누르지 못한 채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난 그 재수 없는 여자한테 사과할 생각 없어!”
“반드시 가야 해.”
심도운은 이를 악문 채 단호히 말했다.
“아빠!”
심유준은 억울함을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빠도 그 애 싫어하잖아요.”
“그 입 다물지 못해?”
심도운은 버럭 고함을 질렀다.
곧이어 그는 고개를 돌려 임다인을 바라보았다.
임다인은 긴장한 듯 치맛자락을 꼭 쥔 채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걱정 마세요, 아빠. 제가 오빠와 함께 갈게요.”
그제야 심도운의 얼굴에 조금 긴장이 풀린 듯한 기색이 감돌았다.
그는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
“안에 이천만 원이 있다. 갖고 싶은 거 있으면 사.”
“고마워요, 아빠.”
임다인은 카드를 받아들며 미소를 지었지만 그 미소 속엔 어딘가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
‘심하윤에게 사과하는 대가가 겨우 이천만 원이라니. 거지에게 던져주는 푼돈도 아니고.’
옆에서 두 사람을 지켜보던 심유준은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임다인이 진짜 친딸처럼 보였고 정작 자신이 밀려난 자식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심도운이 자리를 뜬 뒤, 임다인이 조용히 물었다.
“오빠, 무슨 일 있어?”
심유준은 시선을 피하며 억지로 웃어 보였다.
“아무것도 아니야.”
임다인은 더 묻지 않고 무심히 돌아섰고 그 태도에 심유준의 기분은 더욱 상해버렸다.
임다인이 입양된 이후, 그녀는 분명 달라졌다.
예전처럼 순하고 소극적이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이 그녀의 하인이라도 된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아니야, 요즘 내가 바빠서 예민한 거겠지.’
스스로를 다독이며 심유준은 임다인을 위한 선물을 고르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다음 날.
심유준과 임다인은 재단에 도착했지만 입구에서 차갑게 거절당하고 말았다.
한편, 위층에선 도강우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는 화상 회의를 진행 중인 심하윤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고 그의 눈빛은 점점 부드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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