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한참이 지나서야 심유준이 간신히 목소리를 되찾았다.
그의 떨리는 눈동자를 보며 성시완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죽은 거 아니야. 그냥 잠든 거야.”
성시완은 더는 귀찮은 인간들의 얼굴을 마주보고 싶지 않았다.
그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들을 훑은 뒤 곧장 보안요원을 호출했다.
결국 병원 밖으로 쫓겨난 네 사람은 마치 넋이라도 나간 듯 멍하니 서 있었다.
그중에서도 심유준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힘없이 무너져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심지후는 심유준의 멱살을 거칠게 움켜쥐고 힘껏 일으켜 세웠다.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똑바로 노려보며 쏘아붙였다.
“그렇게 오래 그 애를 가둬뒀으면서... 상태가 어떤지도 몰랐다고?”
그와 동시에 또 다른 날선 시선이 심유준을 향해 날아들었다.
“계속 심하윤을 가뒀던 거야? 그런데 왜 나한텐 갔다고 했어?”
그 순간, 뒤엉켜 있던 퍼즐 조각들이 하나둘 제자리를 찾아갔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던 심하윤.
그녀는 처음부터 심유준에게 갇혀 있었던 거였다.
“나... 나는...”
심유준은 몇 번이나 입을 열었지만 도무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말을 잇지 못했다.
모두가 침묵한 채 묘한 정적만이 무겁게 감돌았다.
그때였다.
다급히 뛰어온 임다인은 상황을 목격하는 순간, 심장이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녀는 당황한 기색을 애써 감춘 채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
“다들 병원엔 웬일이야?”
하지만 머릿속은 이미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설마... 이 사람들이 심하윤에 대해 뭔가 알아버린 거야? 아니면... 심하윤이 정말 죽은 건가?’
임다인이 모습을 드러내자 굳어 있던 몇몇의 시선이 살짝 누그러졌다.
먼저 입을 연 건 심지후였다.
“다인이는 왜 병원에 온 거야?”
임다인은 위를 살짝 감싸 안으며 대답했다.
“위가 좀 안 좋아서... 진료 좀 받으려고.”
그녀의 말이 끝나자 묘하게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위’라는 단어에 네 사람의 머릿속엔 동시에 한 사람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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