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9화
“저녁 7시 이후엔 시간 있어요.”
그녀가 나가려던 찰나, 남자가 다시 말했다.
심하윤은 바로 걸음을 멈추고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마스크 너머로도 남자의 기분이 한결 부드러워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그럼 저녁에 다시 올게요.”
말을 마친 심하윤은 손을 흔든 뒤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계단 입구에는 집사가 불안한 표정으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심하윤이 웃으며 나오자 집사는 급히 다가와 걱정스럽게 물었다.
“심하윤 씨, 괜찮으신가요?”
집사의 지나친 반응에 심하윤은 의아한 눈빛을 보였다.
“왜 그렇게 저를 보세요?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요?”
집사는 뒤를 슬쩍 돌아보며 낮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도련님이 무례한 말씀을 하신 건 아니죠?”
“아니요, 오히려 굉장히 친절하셨어요. 성공한 사람들 특유의 거리감 같은 것도 없었고요.”
심하윤은 담담하게 답했다.
그녀의 평가에 집사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만을 위한 대우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웃음은 커녕 눈길 한번 제대로 주지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아 보여 집사는 안도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친 집사는 성가연을 집으로 데려왔다.
성가연은 심하윤을 보자마자 달려와 품에 안기더니 마치 고양이처럼 그녀의 품에 얼굴을 비볐다.
“유니야, 심유준 너무 뻔뻔하지 않아? 나를 찾아와서 너에 대해 물어보더라고. 예전에 네가 다인이한테 괴롭힘당했냐며.”
“심유준이 나에 관해 물어봤다고?”
심하윤은 놀란 듯 되물었다.
지금쯤이면 임다인을 챙기느라 정신없을 줄 알았기 때문이다.
성가연은 억울하다는 듯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무슨 생각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 완전히 미친 것 같아. 심지어 너를 도와주겠다고 하더라고.”
한참을 생각하던 심하윤은 짧게 결론을 내렸다.
“아마 자극을 너무 많이 받아서 멘탈이 나간 거겠지.”
그 말에 성가연은 한결 기분이 풀린 듯 웃었다. 그녀는 심하윤의 어깨에 기대어 앉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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