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그가 도강우에게 겁을 먹은 걸 본 기정훈은 피식 웃음을 참지 못했다.
우혁이 발끈해서 고개를 들자 기정훈은 슬쩍 눈을 흘기며 말했다.
“우혁 씨, 아까 약혼자랑 데이트하러 간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아... 젠장.”
우혁은 이마를 짚으며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
심하윤이 살아 있다는 충격에 병력 조사에 매달리느라 약혼녀와의 영화 약속은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 난 이만. 근데 형수님한테 진짜 마음 생긴 거면... 예전처럼 짐승처럼 굴진 마.”
그 말을 툭 던진 우혁은 도강우가 자신을 찢어버릴 듯한 눈빛으로 쏘아보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태연하게 사무실을 나섰다.
사무실엔 묵직한 정적이 흘렀다.
남겨진 도강우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기정훈을 바라봤다.
“내가... 짐승 같아?”
기정훈은 부드럽게 웃으며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전혀 아닙니다.”
‘차라리 짐승이면 낮죠, 대표님.’
그가 속으로 삼킨 말이었다.
지금껏 도강우가 해온 짓을 보면 짐승이라는 표현조차 아깝게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기정훈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
바로 화제를 돌리며 비즈니스 톤으로 말을 이었다.
“암 치료제 개발, 정말 대단한 성과입니다. 하지만 약값이 워낙 비싸니, 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아요. 자본력과 리스크를 동시에 감당할 수 있는 회사... 우리밖에 없습니다. 저는 확신 있어요.”
도강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응답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따내.”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감정은 깔끔하게 정제돼 있었다.
하지만 창밖을 바라보는 눈빛은 차갑고 깊었다.
그는 기억하고 있었다.
심하윤의 눈에 스친 그 적개심.
분명히 봤다. 그녀는 더는 자신과 엮이기 싫어했다.
그러나 이미 돌아왔으니 다시는 도망치지 못하게 할 거다.
다음 날, 별누리 재단.
심하윤이 평소처럼 사무실로 출근하자마자 우여진이 급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
“대표님, 도영 그룹의 도강우 대표님께서 면담 요청하셨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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