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화
권이솔을 보내고 나서야 심하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곧장 다른 제안서들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도강우와 손을 잡지 않겠다면 그보다 더 강력한 파트너를 찾아야만 했다.
하지만 심씨 일가와 도씨 일가를 제외하면 과연 누가 감히 도강우를 거스를 수 있을까.
도영 그룹 본사.
도강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기획서를 건네받았다.
대충 훑어보더니 말없이 문서 뭉치를 책상 한쪽에 내던졌다.
그가 한참을 말없이 앉아 있자 권이솔의 얼굴에 엷은 긴장감이 떠올랐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며 말을 꺼냈다.
“대표님, 심하윤 씨 쪽이 저희를 많이 경계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건은... 추진이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어요.”
그제야 도강우가 고개를 들었다.
검은 눈동자엔 한기 서린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었고 스치기만 해도 온몸이 얼어붙는 듯했다.
권이솔은 저절로 숨을 삼키며 고개를 숙였다. 감히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도강우는 시선을 돌리며 냉정하게 말했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성사시켜.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말을 들은 권이솔은 속으로 혀를 찼다.
‘심하윤 씨한테 무슨 감정이 얽혀 있는 게 분명하네...’
그때, 도강우의 시선이 책상 위의 탁상달력에 멈췄다.
이틀 뒤, 심씨 일가의 사모님 기일이었다.
그는 말없이 핸드폰을 챙겨 들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사무실을 나섰다.
해질 무렵.
심하윤은 성시완과 함께 별장에 도착했다.
현관 앞에 다다른 순간, 검은 롤스로이스가 시야에 들어왔다.
차 안에서 내리지 않았음에도 그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선은 서늘했다.
깊고 검은 눈동자, 어둠 속에서도 또렷하게 빛났다.
심하윤은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였다.
그녀의 반응을 눈치챈 성시완은 이내 웃음을 거두고 무표정하게 시선을 도강우에게 돌렸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심하윤을 보호하듯 앞으로 나섰다.
“이 밤중에 무슨 일이십니까, 도 대표님.”
도강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오직 심하윤만을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