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별장에서.
“에취!”
심하윤은 괴로운 듯 코를 감싸 쥐고 재채기를 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감정이 북받쳐 볼이 붉게 물들어 있었는데 지금은 얼굴이 창백해지고 눈까지 촉촉이 젖어 있었다.
그녀가 계속 재채기를 하자 도강우는 걸음을 멈췄다.
‘으... 아파!’
심하윤은 입을 막은 채 눈물을 머금고 도강우를 올려다봤다.
“나도 내가 죽지 못한 게 아쉽긴 한데, 그럼 차라리 한 방에 끝내지! 이렇게 괴롭히는 건 너무하잖아!”
그녀는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었다. 그런데 도강우는 굳이 이런 데까지 데려온 거다. 지금까지 겪은 고통으론 부족했단 말인가?
심하윤의 눈가가 점점 더 붉어지고 심지어 몸까지 발그레해지는 걸 본 도강우는 드물게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내가 언제 너 죽으랬냐? 너 왜 이래?”
그가 뻔뻔하게 묻는 모습에 심하윤은 못마땅하게 노려봤다.
“왜긴 왜야. 죽을 것 같아서 그러지.”
그리고 또 한 번 재채기를 했다.
‘분명 차 안에서는 멀쩡했는데... 정말 왜 이러는 거야...’
도강우는 알 수 없는 짜증이 치밀었다. 그는 말도 없이 심하윤의 팔을 확 낚아채더니 억지로 집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계단을 올라가 그녀를 예전에 그녀가 쓰던 방에 내던지다시피 밀어 넣었다.
“좀 쉬어.”
그리고 문을 쾅 닫아버렸다.
심하윤은 방 안을 둘러보았는데 자신이 떠나기 전과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 마치 아침에 잠깐 나갔다가 저녁에 다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심지어 방 안은 먼지 하나 없이 깔끔했다. 누군가 주기적으로 청소를 한 모양이다.
‘도강우가 이 방을 아직도 그대로 두고 있었어? 근데... 왜?’
심하윤은 쓴웃음을 지었다.
도강우가 이제 와서 자신에 대한 감정을 자각했다거나 그런 감상적인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가 이 방을 남겨둔 이유는 어쩌면 자신을 기억하려는 게 아니라 자신이 받았던 수치심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해서일지도 모른다.
술 마실 때마다 ‘이런 일은 다시 없어야 한다’며 자기를 경계하려는 용도랄까? 하지만 약을 탄 건 자신이 아닌데 왜 도강우는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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