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화
그 모습을 보고도 심하윤은 전혀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흥미롭다는 듯 심지후를 바라보며 그가 인내심을 잃는 데 몇 초가 걸릴지 속으로 셈을 하고 있었다.
‘... 열여섯, 열일곱, 열여덟...’
20초도 안 됐는데 심지후가 결국 먼저 입을 열었다.
“성시완 씨 연구실이 해외에 있을 땐 어찌 잘 돌아갔는지 몰라도, 한국에 들어와서 정식 승인 다 받았을까? 규정을 위반하는 게 하나라도 있으면 그 실험 통째로 날아갈 수 있다는 건 알지?”
심하윤의 표정이 확 바뀌었고 눈빛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
심지후는 태연하게 안경을 밀어 올리며 느긋하게 웃었다.
“그렇게 듣지 마. 오빠로서 살짝 알려준 거야. 정 얘기하기 싫으면 뭐, 안 해도 되지. 난 이만.”
그렇게 말한 그는 몸을 돌려 걸어가려 했다.
“잠깐.”
심하윤이 그를 불러 세웠다. 숨을 크게 들이쉬며 침착함을 되찾은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금요일에 시간 괜찮아. 오빠도 시간이 되면 그날 얘기하자.”
심지후는 잠깐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웃었다.
“좋아.”
심하윤은 그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더 이상 쳐다보지 않았다.
심지후는 가끔 도강우보다 더 위험할 때가 있다. 겉으론 젠틀해 보이지만 본성은 차갑고 계산적이라 딱히 얽히고 싶은 상대는 아니었다.
도강우는 창문을 올리며 고개를 돌려 심하윤을 바라봤다. 심하윤은 그런 그의 시선을 피하듯 고개를 창밖으로 돌려버렸다. 그녀는 더 이상 이 남자와 얽히고 싶지 않았다.
이윽고 차가 출발했는데 가는 방향이 익숙했다. 분명 도강우의 집 쪽이었다.
심하윤은 의아해져 그를 돌아봤다. 그 시선을 느낀 도강우도 바로 고개를 돌렸다.
“왜?”
그 물음에 심하윤은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지금 뭐 하는 거야? 난 같이 가자고 한 적 없는데?”
그 말을 들은 순간 도강우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사라졌고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딱 필요할 때 이용하고 이제는 버리겠다?”
“차 세워줘.”
심하윤의 말에 도강우는 입을 꾹 다물었고 차 안의 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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