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화
“어르신의 가르침을 깊이 새겨들을게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니 공철민은 한숨이 나왔다. 심하윤의 마음을 돌리기란 아주 어려운 일 같았으니 말이다. 그는 이내 두 사람을 향해 손을 저었다.
“됐어요. 계약서에 사인도 했으니 별다른 용건이 없으면 이만 가봐요. 앞으로 귀찮게 찾아오지도 말고.”
심하윤은 그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때 갑자기 머릿속에 의문이 생겼다. 공철민이 너무도 쉽게 그녀를 집안으로 들여보내고 계약서에 사인까지 해주지 않았는가. 우물쭈물하는 그녀의 모습에 공철민은 다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요. 하윤 씨를 속일 생각도 없으니까. 난 그냥 이 세상에 좋은 항암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사인한 것뿐이에요. 그리고 일전에 헛소문을 듣고 하윤 씨를 오해했으니 그것에 대한 소소한 보상이라고 생각해요.”
약초 농장에서 쓸 수 있는 약초를 전부 자신에게 주겠다고 했는데 그것이 소소한 보상이라니.
심하윤은 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비서는 이미 문 어귀에 서서 그들이 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이 나오자마자 다가오는 비서의 모습에 심하윤은 더는 궁금증을 풀 수 없다는 것을 알아채고 얌전히 방을 나섰다.
대문 앞까지 나온 심하윤은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비서를 보며 물었다.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어제 제 남편이 롤스로이스를 타고 이곳에 온 거 맞아요?”
“네. 맞습니다.”
비서가 대답하자 머리에 찬물을 확 끼얹은 것처럼 가슴마저 차갑게 식어버렸다.
‘역시 도강우였어!'
“하윤아?”
성시완은 긴장한 얼굴로 그녀를 불렀다. 정신이 든 심하윤은 창백하면서도 무력감이 느껴지는 미소를 지었다.
“대답해줘서 고마워요. 이제 알겠네요.”
말을 마친 그녀는 걸음을 옮겼다. 얼른 따라붙은 성시완은 심하윤의 안색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발견했고 몸도 살짝 들썩이고 있었다.
“하윤아, 괜찮아?”
걱정된 성시완이 물었다. 정신이 든 심하윤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그녀는 이내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아주 억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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