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화
도강우는 짙은 눈동자로 심하윤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엔 그녀가 감히 짐작할 수 없는 깊은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심하윤은 문득 소름이 돋아 무의식적으로 몸을 피하려 했지만 이미 그의 품 안에 갇혀 있어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강우,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만해. 너 취했어.”
도강우는 그녀의 턱을 들어 올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고작 이런 모습으로 성씨 일가를 살릴 수 있을 것 같아?’
그는 눈빛을 반짝이며 말을 이어 나갔다.
“성씨 일가 용서해 줄 테니까 내 아이 돌려줘.”
그가 다시 아이 얘기를 하자 심하윤은 방금 자신이 헛들은 것이 아님을 확신했다.
하지만 그녀는 조금도 기쁜 기색이 없었다.
심하윤은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네 아이는 임다인한테서 찾아야지. 임다인과 결혼도 안 하고 그 아이를 사생아로 만들 생각이야?”
도강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은 한동안 서로의 눈을 바라봤고 결국 도강우가 먼저 시선을 피했다.
심하윤의 눈빛엔 조금의 장난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고 차갑게 말했다.
“다인이 아이는 내 아이가 아니야. 다인이에 대해 그렇게 함부로 말하지 마.”
임다인을 감싸고 도는 도강우의 말에 심하윤은 그만 비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대단한 사랑이네. 네 아이도 아닌데 기꺼이 아버지 역할까지 하겠다는 거 보면.”
“심하윤!”
도강우의 잘생긴 얼굴은 분노로 굳어졌다.
화가 난 도강우의 모습에 심하윤은 오히려 더 웃었다.
“화났어요? 도 대표님?”
도강우는 심호흡을 한 뒤 조용히 일어나 그녀를 놓아주고는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런다고 해서 내가 널 놔줄 거라고 생각하지 마. 아이를 돌려줘. 그럼 성씨 일가도 살려줄 테니까. 그렇지 않으면...”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을 마주한 심하윤은 주먹을 꼭 쥐었고 눈동자엔 분노가 맺혔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성씨 일가 건드리면 너랑 나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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