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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지승호의 동공이 갑자기 수축했고, 머릿속은 새하얘졌다. 하정현은 목젖이 꿈틀거렸지만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손바닥에는 식은땀이 배었고, 떨리는 손끝이 그 목걸이를 향해 다가갔다가 금속에 닿는 순간 전기를 맞은 듯 확 물러섰다. 두 사람은 천천히 서로를 바라봤다. 눈동자에는 공포와 혼란이 뒤섞여 있었다. “이건...” “연우의 목걸이야...” 두 사람의 머릿속에는 동시에 그해의 기억이 떠올랐다. 지연우가 13살이던 해, 지승호와 하정현은 반지 세 개를 엮어 만든 목걸이를 지연우에게 선물했다. 세 개의 반지는 꼭 붙어 있었고, 가운데 작은 반지는 지연우를, 양옆 두 개는 지승호와 하정현을 뜻했다. 그것은 그들이 영원히 그녀를 지키고 절대 떠나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그 뒤로 수년간 지연우는 이 목걸이를 한 번도 떼지 않았다. 강유림 때문에 두 사람이 그녀를 다치게 할 때조차 벗은 적이 없었다. 이제 목걸이는 돌아왔는데, 사람은 없었다. 그들이 외면하고 끝내 인정하지 않았던 사실이 다시 떠올랐다. 지연우는 정말 죽었다. 뼈조차 남지 않았다. 거대한 슬픔이 두 사람, 아니 현장에 있던 모두에게 번져 갔다. 뚝! 누군가의 눈물이 거센 빗줄기와 뒤섞여 바다로 떨어졌다. 우르르 쾅쾅! 번개를 품은 천둥이 하늘을 가르며 두 사람의 핏기 없는 얼굴을 비췄다. 빗물이 시야를 흐리자 세상이 흐릿하고 뒤틀려 보였다. 지승호의 머릿속에는 단 한 문장만 맴돌았다. ‘연우가 죽었어!’ 그의 여동생, 이 세상에 남은 단 하나의 가족이 죽었다. 하정현은 거칠고 무거운 숨을 내쉬었다. 들숨마다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처음부터 이렇게 될 걸 알았어야 했다. 그렇게 큰 폭발과 화염 속에서 누가 살아남겠는가. 게다가 두 사람은 지연우가 도망가지 못하게 밧줄로 단단히 묶었다. 그런데 그녀가 어떻게 살아남겠는가. 그런데도 그들은 믿지 않았다. 절벽 위의 꽃처럼 강인하고 생기 넘치던 소녀가 죽었을 리 없다고 스스로를 속였다. 시신에 관한 단서도 없었으니 말이다. 며칠이 지나도록 시신을 찾지 못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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