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화
강유진은 정중하게 거절했다.
“괜찮습니다, 이곳이 한적하여 좋아요.”
민도영은 앞줄에 앉은 몇 사람을 보고 그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강유진도 그에게 물었다.
“앞으로 안 가세요?”
민도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저도 조용한 게 좋아요.”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성재경이 도착했다.
그는 먼저 강유진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시선을 돌려 앞을 보니, 맨 앞줄 가운데에 앉아 있는 노윤서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발걸음을 멈칫거리다가 마음을 바꿔서 두 번째 구역으로 갔다.
사실 그도 경매회의 귀빈이었다.
하지만 노윤서 옆에 하재호가 있어서 방해하기가 불편했기 때문에 두 번째 구역을 선택한 것이다.
두 번째 구역은 강유진 앞, 노윤서 뒤에 있었다.
경매회가 어느 정도 진행된 후, 노윤서가 마음에 들어 하던 경매품이 나왔다.
캐시미라 사파이어 목걸이였는데, 시작가는 20억이었다.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최근 몇 년간 사파이어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는데 하물며 이미 광산이 폐쇄된 캐시미라 사파이어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경매에 나온 이 목걸이도 메인 스톤으로 5캐럿 캐시미라 사파이어가 박혀 있을 뿐이었다.
나머지는 색깔은 비슷하지만 가격 차이가 큰 탄자나이트였다.
노윤서는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가격을 부르며 과감한 씀씀이를 보였다.
즉각 30억을 호가한 것이다.
장내에 잠시 술렁임이 일자, 누군가가 32억으로 가격을 올렸다.
그러자 거의 바로 다음 순간 노윤서는 다시 팻말을 들었다.
40억.
그녀의 이런 가격 인상 방식에 이 목걸이를 사려고 했던 몇몇 사람들은 포기했다.
누가 두 배 넘는 가격을 얹어 사겠는가?
노윤서가 이렇게 가격을 부를 수 있는 것은 그럴 만한 배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배짱은 하재호가 준 것이었다.
하재호의 전폭적인 애정 덕분에 노윤서는 무사히 해당 사파이어 목걸이를 수중에 넣을 수 있었다.
지난 사교 모임에서 강유진에게 패배한 이후, 노윤서는 사파이어에 대한 집착을 갖게 되었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