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두 사람은 어쨌든 7년을 붙어 지낸 사이였고 최소한의 눈치는 통했다.
하재호도 강유진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차분히 강서영에게 말했다.
“방금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들른 거라 아직 유진이한테 얘기할 틈도 없었습니다.”
“그랬구나. 얼른 들어가서 쉬어. 출장 다녀오면 얼마나 힘든데. 우리 유진이도 출장만 다녀오면 늘 피골이 상접하더라.”
“그러게요. 유진이가 고생이 많네요.”
그 말은 어쩐지 가시 돋친 듯, 강유진의 마음을 찔렀다.
강유진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연기 하나는 기가 막히네. 외모까지 받쳐주는데 배우를 안 한 게 오히려 손해 아닌가?’
강서영의 재촉에 하재호는 오래 머무르지 않고 자리를 뜰 준비를 했다.
강유진은 속으로 비꼬았다.
‘아마 진짜 장모님 될 사람 보러 가는 거겠지.’
“유진아, 재호 좀 배웅해줘라.”
“그럴 필요 없어요. 길 모르는 사람도 아니잖아요.”
강유진은 내켜하지 않았다.
“어서.”
강서영의 눈빛이 단호했다.
“...알았어요.”
강유진은 억지로 일어나 따라나섰다.
‘참 뻔뻔해. 또 가만히 있는 건 뭐야?’
엘리베이터 앞까지 나온 강유진은 어머니가 들을 수 없는 거리라 판단하자마자 웃음을 거두었고 표정은 순식간에 차갑게 굳었다.
그 변화는 하재호의 눈에도 그대로 담겼고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내가 보기 싫은 거야?”
강유진은 속으로 눈을 굴렸다.
‘알고는 있네.’
그럼에도 하재호가 나타난 덕에 자신이 받던 압박이 조금은 덜해진 건 사실이었다.
강서영이 계속 하재호를 찾으니, 그녀는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
“그럴 리가요.”
인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은 말이었다.
그는 굳이 더 따지지 않았다.
“병원 쪽엔 다 얘기해 놨어. 어머님, 잘 보살펴 주실 거야.”
강유진은 입꼬리를 비뚤게 올리며 냉소했다.
“우리 엄마 없는 데선 연기 안 하셔도 돼요.”
“무슨 뜻이야?”
하재호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고 목소리도 한층 차가워졌다.
강유진은 더는 연기하고 싶지 않았다.
“하 대표님이야말로 모르는 척 그만하시죠.”
“똑바로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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